된서리 몇 번에 호박덤불 쭈구리 된 걸 오며가며 보노라면 삶이 참 덧없다는 생각이 절로...
오늘은 콩단 꺾어 나르기로 한 날~
낫과 전지가위를 들고 구루마 끌고 갔는데 낫도 소용없고 전지가위는 되려 손목 힘만 들고 번거롭더라...
그냥 막 뽑아서 흙만 털어서 담아갖고 왔다.
지난 봄에 이웃집 아지매가 메주콩 콩모종하다가 모종이 너무 많이 남았다며 걍 가져가라 하는 바람에 덜컥 가져온게 콩농사 시작이었으...
준다고 다 받아오면 우째...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
양잿물도 주면 막 받아올거라~ 에잇!
뭐 하여튼 계획에 없던 콩모종은 생겼고 당연히 심을 밭도 없고... 세군데 나눠서 자투리 구석구석 심어뒀다.
언덕밭에서 한 구루마~
저아랫밭에서 한 구루마~
텃밭에서 두 구루마 나왔다.
이만하면 콩농사 잘했네!!!
마당 한켠에 천막 깔고 날나리 늘어놨다.
마르걸랑 도리깨질을 하던 방망이로 두들기던 해봐야지.
메주 좀 쑤고 날콩가루 좀 내고 청국장 좀 띄우고 하면 딱 맞겠다.
오전나절에 그 일만 했는데 몸이 좀 지치네...
어제 좀 무리를 했나벼!
오후 한나절은 뒹굴뒹굴 놀았다.
단감 한 바구니 따서 먹어가며~ 간간이 건조기 안 고구마순 마르는 거 검사도 해가며~
봉덕이랑 땜빵이랑 상당까지 산책도 해가며...
개랑 산책가는데 따라댕기는 고양이~ 참 신기혀...
식구가 있을땐 이것저것 반찬을 만들어 나름 차려먹는데
어쩌다 혼자 먹을때는 국수나 냉면으로 때운다.
멸치육수 내서 뜨거운 국수로 해먹으니 별미네~
밀가루음식 안 좋아하는 나무꾼 때문에 혼자 먹을 때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 무조건 밀가루 음식을 해먹는다 ㅎㅎㅎ
산골마을 작은 경로당에 국수 기부가 해마다 들어오는데 코로나라고 경로당에서 해먹을 수 없으니 집집마다 나눠준 모양...
근데 산녀도 이젠 경로당에 속하는겨?! 지는 안 챙겨줘도 된다고 해도 많다고 남으니 준다고 두 상자나 주고 갔다.
횡재했네~
고추밭은 황량하게 변했다. 그 푸르던 잎과 줄기가 다 저리됐다.
이제 달려있는 고추들 붉어지면 하루 날 잡아 따고 고춧대 치우고 비닐 걷어내면 올해 고추 농사 끝이다.
하나둘 밭이 정리된다.
이번 주말이면 고구마밭도 해결이 되겠고...
그러면 밭설거지만 하면 일년 농사 끝이구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