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쉬이... 동동구월이여!
이름값 제대로 하네그랴...
어정칠월 건들팔월은 비와 더위에 지나간둥만둥...
이름값 별로 한듯 안 한듯...
하지만 동동구월은 동동동이다!!!
식전에는 이슬이 많고 해도 늦게 떠서 일찍 일을 시작 못하고
저녁엔 해가 일찍 떨어지고 금새 어두워지니 일을 더 할래야 할 수가 없노라...
낮에 쉬지도 못하고 줄창 해야하는데 비는 추적거려요... 잠깐 햇살 나오면 더워요... 햇살 더 나오면 따가워요~
ㅎㅎㅎ 이래저래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가을 날씨다.
아침밥 후딱 챙겨묵고 나무꾼은 예초기들고 동미밭으로 가고
산녀는 장대낫 들고 토란밭으로 갔다.
작은 낫으로 구부려서 토란대를 베는 것보다 서서 장대낫으로 쓱쓱 베어넘기니 참 좋구만그랴!!!
후딱 해치우고 운반차에 실어서 갖고 왔다.
나무꾼은 그새 이 밭 저 밭 둘레를 말끔히 치고 뒷골밭도 마저 친다고 올라가고...
여기저기 뱀허물과 스르륵 지나가는 뱀...
약 한달여 동면들어가는 겨울까지는 조심해야한다!
산녀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다!!!
토란 두 무더기 캐보니 아주 알토란들일세~
이거 갖고가서 토란탕 해묵어야지!
토란대는 하루이틀 골린다음에 껍질을 벗겨야한다.
대충 벗겨서 건조기로 말려야지...
요샌 연장이 일 다 한다고...
일 못하는 사람 연장탓 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그리고 숫돌도 소용없다! 다 갖다 치웠다...
칼가는 작은 막대기처럼 생긴 쇠붙이가 있는데 그놈으로 칼이고 낫이고 간 뒤로는 너무너무 잘 들어서 탈일 정도다!
오늘 장대낫 쓰고 갈아놓는 김에 여기저기 연장통에 있는 낫이고 칼이고 죄다 꺼내서 갈아놨다!
시내 철물점 낫파는 아저씨가 그러대... 낫 그거 싼데 갈아서 쓰지 말고 해마다 두어 개씩 사서 쓰슈!!! 라고...
그래서 사다나른 낫만 해도 몇개여?!
그거 틀린 말이여!!!
수년 전 남원 인월장에서 만난 낫파는 아저씨는 낫만 잘 갈아쓰면 아주 물건이라고 자그마한 조선낫을 직접 만들어 파셨는데
거기서 큰 낫 두 개 작은 낫 두 개 사왔었다.
오늘 그놈들도 꺼내서 이 낫가는 쇠막대로 갈아보니 아주 날이 형형하게 서더라...
주구장창 숫돌로 갈아댄 그간 세월이 기맥히다...
장대낫을 든김에 쓱쓱 갈아서 마당으로 텃밭으로 한바퀴 돌았다.
이름은 아는데 자꾸 까묵는 잡초 무더기~ 싸그리 베어넘겼다.
신나게 낫질하다 배롱나무 가지 하나 잘라묵고~ ㅋ
모과나무밑 모과들이 자꾸 낫에 찍혀 휙휙 낫을 휘둘러가며 쳐가며 모과나무 주변도 치고...
밭에서 풀치다 발견한 노각오이 몇개 줏어와서 저녁 반찬 해묵기로 하고
고추부각 잘 말랐나 한줌 꺼내와서 튀겨보고
또 뭐해묵나...
차요테인지 코요테인지 한참 생각해야만 되는 열매 하나 잘라서 간장장아찌 좀 만들어담고
남은 건 내년에 심어보려고...
이거 식감이 꽤 재미나고 괜찮네!
나무꾼이 이거 오이도 아니고 무도 아니고 참외도 아니고 뭐냐고 묻는다...
그나저나
매번 끼니 반찬 걱정이 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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