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서 진작 뽑았지.
그리고 지고추용 고추랑 김장때 쓸 양념용 고추랑
또 찜고추 부각고추용으로 고추를 따나르기 시작~
넉넉히 담고 어쩌고 다 했는데 부각고추를 더 하고 싶은기라...
고추가 안 맵더라구~
그래 어차피 버리는 고추들 아깝기도 해서리...
산밭 비닐하우스 고추밭골에 바구니 대여섯 개 들고가서 약오른 놈 말고 살짝 순하고 자잘한 놈들로 골라 땄지.
따다보니 자꾸 딴거야!!!
6고랑 다 땄으... 흐미~ 이거 다 우짤라고?!
일단 저거 씻어건져놓고
가마솥에 불지펴 쪄내려고 보니 채반이 어데 가고 없어...
왼종일 집 안팍 뒤져봐도 없어....
우찌된겨?! 고물상이 집어간 건 아닐테고...
채반이 있어야 찌던가 말던가~ 엥...
해서 할 수 없이 포기하고
또 비가 추적추적 뿌리니 밖에서 불 지필 수도 없고...
천상 가스렌지에서 해야지 뭐...
찜솥 두 개 올려놓고 착착 고추 밀가루 묻혀가며 쪄가며 꺼내가며 한바탕 서너 시간 쪄냈다.
큰 양푼으로 가득가득 네번 날랐다.
건조기 잠방은 총 11개인데 거기 가득 들어갔으요!!!
오메~ 산녀 손 큰 것 좀 보소!
이거 다 우짤라고 그럴까나...
헌데 웃긴건 이래 많이 해놔도 다아 임자가 있다는 거 ㅎㅎㅎ
그래서 걱정없이 마구마구 해놓는겨...
채 마르기도 전에 침발라놓은 인간들이 좀 있어서 ㅎㅎㅎㅎㅎ
요새 뭐 말리는 건 젬병이다!!!
고구마줄기 한 잠방 말리고 있는데 다 썩어나가것어!!!
해서 그놈도 싹 걷어다가 건조기 안에 처넣었으...
뭔 놈의 가을 날씨가 이따구여?!?!
건조기 없었으면 말린 나물들은 구경도 못할 뻔 했네...
내일은 토란대나 죄 베어갖고 와야겠다.
하루이틀 놔뒀다가 껍질 벗겨서 건조기에 말려야지...
밭둑에 심은 단감나무 감이 먹을 만치는 달렸더라...
대봉시나 다른 감나무들은 까치밥이나 남아있을런지 원...
감장대를 감나무 밑에 놔두고 오가는 길에 두어 개씩 따서 묵는다.
손 닿는 곳은 진작 다 따묵었고~
나무꾼은 감하고는 천적이라 산녀는 늘 감을 몰래몰래 먹어야 한다.
당췌~ 감만 먹었다하면 응급실행이라...
올해 감농사 잘 안 된 걸 좋아라 해야하나...
거기다 도시장정들은 대봉시 더 심어야 한다고 성화를 대고...
한 50그루 더 심자네...
그래 당신들이 알아서 묘목 구해 심으쇼 해버렸다...
우린 감만 먹었다하면 응급실 실려가야 하는 분이 있어 감은 꼴도 보기 싫고 관심없으....
뭐 하여간 오늘은 고추부각 쪄내서 건조기에 넣는 걸로 하루 해를 다 보냈다.
자기 전에 건조기를 열어서 도닥도닥 들러붙은 놈들 떼어주는 일을 좀 해야한다.
이역만리 혈육이랑 고추부각 이야기 하다가 한바탕 웃었네...
옛날옛적 어린 시절에
고추부각은 나름 고급 반찬이었나벼...
혈육은 구경은 해봤댜...
산녀는 구경도 못해봤지...
그 반찬은 귀하고 귀한 장남 밥상에만 올라가는 거였나벼...
그래서 고추부각에 대해 한이 맺혔나벼...
그런가벼...
그래서 이리 건조기 가득 처넣고 말리나벼...
ㅋㅋㅋ
우리 원없이 먹어봅세!
먹는 걸로 사람 한 맺히게 하면 안 되는데...
산녀에겐 또 조기 사건이 하나 있었지비...
자잘한 조기 반찬이 한 접시 그득 올라와 있길래 이게 웬일이냐 싶어 먹고 먹고 또 먹고 세마리째 먹는데...
눈 앞에서 조기 접시째 사라지는 일이...
며느리 잘 먹는게 싫으셨나... 그럼 상에 올리지 마시던가...
눈앞에서 상 밑으로 치워진 사건...
그 뒤 산녀는 조기에 좀 맺혀버렸더랬다.
가끔 조기를 짝으로 사다가 소금에 절여 냉동에 넣어두고 원없이 먹는다!!!
사람 치사하게 먹는 걸로 그러는 거 아뉴...
제일 서러운게 먹는걸로 차별하는겨...
뭐 하여튼 고추부각은 많이 했다!
고추부각반찬을 구경만 하고 또 구경도 못한~ 나름 맺힌 사람들끼리만 나눠 먹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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