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침에...

산골통신 2021. 4. 3. 10:17














어제 저녁 전화가 왔다.
아미타관심불을 우리에게 소개한 분의 부인이신데... 우리가 상당에서 일하고 있는 줄 알고 올라왔다가 없어서 두고 간다고...

여기 올라오면 참 좋다고 공기 맑고 기운이 좋다고 한참 벤취에 앉아있다 간다 하셨다.

직접 빗은 만두 두 봉지 과자 한 봉지 깻잎부각 한 통 비트음료 한 병
그만 콧등이 찡...
뭐라도 주고 싶고 보고 싶고 토닥거려주고 싶다고
어찌 그리 일을 많이 하느냐고... 건강 챙겨가며 일하라고...

그저 고맙다는 말 밖에는 그리고 상당에 언제라도 오셔서 쉬었다 가시라고 그 말 밖에는 할 수가 없었다...

오늘 아침 일찍
부랴부랴 올라가 두고 간 것을 확인하고 부처님 전에 올리고 절 삼배 했다.
그저고저 두루두루 무사무탈 평안을 기원하면서...

상당 삼존탑 앞 벤취에 앉아 한참을 쉬다 내려왔다.

생전 할매가 그러셨다.
동네 사람들 중에 가장 사람다운 사람이 그 내외라고..
너무 착해서 사람들이 우습게 보고 푼수라고 수다스럽다고 뭐라 퉁을 주고 뒷말을 하지마는
우리는 그리 생각 안 했다.
참 좋으신 분이네... 라고...

또 한 사람
그이는 진작에 북망산 가고 없는데 밭에서 일하다보면 그이 무덤이 보이는데...
내 동갑 아지매다.
어려서 머리를 다쳐 살짝 실성기가 있어 동네에서 따돌림 당했는데
그래도 내 보기엔 사람이 경우 밝았고 화통하고 씩씩하고 바른 말 잘 하고 맘씨가 좋았다.
생전에 나하곤 참 친했고 잘 지냈는데 그만 암에 걸려 손 쓸새 없이 가버렸다.

비가 온다... 온다더니 진짜 온다.

아침 한바퀴 돌고 상당까지 올라갔다 오고
아쉬람연못가 도랑 미나리 잘 자라나 확인하고... 개구리알 엄청 낳아놨더라...

텃밭 비닐하우스 안 모종판 물 주고 반푸대 남은 거름 마늘밭에 뿌려주고
오다보니 작약이 싹이 터서 올라왔길레 열댓포기 뽑아다가
주변에 어울리게 심어주었다.
이제 여기 자귀나무 언저리는 작약 무더기밭이 되겠네!

아스파라거스 한줌 또 꺽어오고 이거 제법 쏠쏠하네그랴~

오늘 아침은 뭘 먹을까
있는 나물 없는 나물 다 꺼내서 비빔밥 해묵을까...
만두는 점심으로 먹고...

이리 챙김을 받은 적은 드물어서 오늘 엄청 맘이 따뜻해졌다.
그러면 나도 인생 헛 산 건 아닐거야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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