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챙겨주는 이 없을 때는 나스스로 챙겨야 한다.
때로 나혼자 있을때 구찮으면 접시 하나에 밥을 먹기도 하지만
식구가 하나라도 있으면 잘 차려먹으려고 애쓴다.
봄나물이 지천인 요즘 밥상이 초록초록 풀투성이다.
그게 좀 거시기해서 달걀 후라이와 이면수생선 한 마리 곁들였다.
나무꾼은 이게 간단하게 먹는 밥상인 줄 안다.
산녀가 뭐든 뚝딱 차려내니까 차리기 수월한 밥상이라 생각한다.
뭐 쉽긴 하다. 시간이 걸려 글치... 하도 손님을 많이 치르다보니 이런 건 일도 아니게 됐으...
아침에 뭘했드라...
늘 집안팍 닭집 비닐하우스 한바퀴 돌면서 문 열고 모이 주고 물 주고
곰취랑 부지깽이 정구지 뜯어와서 후딱 데쳐 밥차려묵고
나무꾼이 피곤하다 쉬겠다 하길래~
산녀도 좀 쉴까... 어제 중노동했으니 잘됐다 싶어 한나절 그냥 쉬어버렸네...
오후에 집 뒤안 나무 베어놓은것들 끌어내어 운반차에 실어 밭둔덕에 내다 버렸다.
엄청 나드라.
작년 겨울에 벤 것들인데 여직 못 치워서 그냥 쌓여져 있었는데
옛날같으면 아궁이 군불감으로 아주 좋지마는 누가 그걸 자르고 쌓고 때고 하나...
이젠 아궁이 군불도 어쩌다 때는지라 있는 나무도 처치곤란...
나무가 너무 커서 톱으로 잘라가며 끌어내야했다.
산녀는 톱질하고 끌어내 쌓고 나무꾼은 운반차에 실어 내다 버리고
중간에 힘들어 점심 먹고 다시 해야했다나...
다 치우고 나니 사람손 무서운 걸 느끼겠더라.
이제 집 뒤안이 말끔해졌다.
이제 이곳엔 나무는 안 심고 부지깽이나물을 옮겨다 심어야겠다.
이 나물은 풀을 이겨먹더라고...
어차피 쓸모없는 빈땅 풀만 자랄건데 나물이 자라면 좋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