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나물 많기도 하다~

산골통신 2021. 3. 30. 16:23
















아침에 뭐했지? 하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이구야 기억이 안 나...
이 뭐꼬?!

나무꾼은 마당 풀 캐서 닭집에 던져주고
산녀는 뭘 했더라?! 갸웃?!
이리 적어놓지 않으면 하루하루를 다 까묵고 말겠네...
뭐 기억해봤자 별 중요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니지마는...
그래도...
뭐 하여튼 뭔 일을 했것지...
기억을 쥐어짜서 한번 써봅세그려...

닭집 문 열고 오는 길에 단감나무 밑을 보니 아스파라거스가 종종종 돋았길래 한줌 꺽어와서 올리브유에 소금쳐서 살짝 볶았더니 거 먹을만하네 그랴...

맛나다고 고급식재료라고 하도 누가 그래서 작년인가 씨앗을 뿌리고 이자묵었는데 올해 그 밭에 뭔가 불쑥 불쑥 올라와...
뭔고 뭔고 딜다보니 아스파라거스여... 어데서 많이 본 그거 맞드라...

해서 한줌 꺽어다 아침상에 올렸지비...
그리곤 씨앗 심으라 권해준 이에게 마구마구 자랑을 했지~ 고맙다고!!! 나무꾼이 참 잘 묵더만...
버터에 소금에 볶으라더라구~ ㅎㅎ 난또 그건 모르고서리~
별미 반찬 하나 생겼당!

곰취랑 산마늘 좀 뜯어다 데쳐서 한 접시 놓고
가시오카피순 한접시 데쳐 놓고
뭐 그랬나보네...

점심께엔 아마도 눈개승마랑 산마늘 뜯으러 갔을겨~
그거 웃자라면 못 먹거든~ 이럴때 따서 장아찌 담으려고!

윗집 아흔 훨 넘으신 금동할매~ 감장대가 자빠져 있는걸 보고 그거 당신 지팡이 하게 달라고 마구 그러셔서 이거 우리 감따는 거래요~
지팡이로 못해요!!!
라고 아무리 큰소리로 말해봤자 귀가 먹으셔서 못 알아들으시네...
그래도 자꾸 고개를 흔들고 손을 흔드니 안된다는 걸로 알아들으셨는지 금방 포기를 하셨어 ㅎㅎ

집 뒤안 머구 순이 마구 돋았길래 그거 한 바구니 따오고
한참 돌아댕겼다.

해거름에는 뭐했는고?!
텃밭 비닐하우스 안에 물 좀 주고
모종판이랑 상토랑 다 꺼내놓고 씨앗바구니 가져다가
씨앗을 넣었다.

옥수수 두 판
호박 반 판
노각오이 세 판
그리고 또 뭐드라...
곰취 씨앗으로 좀 해볼까 싶어 한 판 뿌리고

더덕이랑 도라지랑 상추랑 차이브 바질 등등은 밭고랑에 그냥 뿌리기로 했다.
꽃씨들도 그냥 여기저기 뿌리기로...
이젠 게으름이 나고 꾀가 생겨서리 ㅎㅎㅎ

그동안 씨앗 욕심은 얼마나 냈는지 원~ 모아놓은 것만 종류별로 바구니 그득일세~
하여튼 못 말리는 산녀로세...

해가 길어져서 아직 밝길래
섬초롱 나물을 좀 뜯었다.
얘는 별 맛은 없는데 그냥 아삭거리는 식감이 재미있고 잡내가 없어서 그냥저냥 먹을만하더라...

다음주 손님 오신다하니 그때 반찬 하나 더 보탤려고 일삼아 뜯었다.

자아 이제 어제오늘 뜯은 나물들 다듬고 씻어 데치던 장아찌를 담던
이제부터 일거리다.
뜯어만 놓는다고 다 입에 들어가는 건 아니여...

아참~
아까 낮에 클레마티스 화분을 마당께 장미덩굴옆에 꺼내놨다.
장미덩굴 타고 올라가라고...
지줏대를 아무리 길게 해줘도 키가 자꾸 커서리... 감당이 안 되더라고...
장미덩굴이 무성하니 그놈 타고 올라가면 될거야...
올해 꽃들이 기대된다!
이제 슬슬 하우스 안 화분들을 꺼내놔야겠다.

이제 해가 완전히 졌다.
푸르스름한 서녁하늘이 시꺼먼 산 위로 부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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