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한 6시인가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다.
거름 낸 밭 갈아엎어 고랑 만들고 골골이 줄을 그어 씨앗을 뿌렸다.
온갖 씨앗 모아 둔 상자 꺼내어 3월에 심어야 할 채소 씨앗 봉지만 꺼내어 뿌렸다.
상추 각종 쌈채소 루꼴라 청경채 셀러리 등등 이름도 다 이자묵었다. 하여튼 싹이 트고 자라는 모습 보면 알게 될겨~ 뭘 심었는지 ㅎㅎㅎ
뭐 하여튼 4월에 심어야 할 밭 고랑 하나 남겨두고 세 고랑에 다 뿌렸다.
집 옆 텃밭 헛고랑을 호미질로 긁으려니 힘에 부쳐 풀밀어를 끌고 와서 한바탕 긁어제껴버렸다.
비가 온 뒤라 땅이 굳어 잘 안 나가더라구~
그걸 나무꾼이 잡고 확 밀어버리대... 확실히 여자 남자 힘 쓰는 게 다르더만...
마늘밭 네 고랑 비닐에 막혀 못 올라오는 싹들 일일이 찾아 꺼내주고
면에 볼일 있어 후딱 댕겨오고~ 막 날라댕겼네 그랴...
저녁참에 논에 갔다가 누가 들불을 놨는지 쓰레기를 태웠는지 태운 재가 논바닥에 그냥 널부러져 바람에 날라댕기길래 그거 갈퀴 가지고 가서 싹 긁어 치우고...
다시는 여그다 불 놓지 말라고 표시를 해놓고 왔다.
사람이 눈치가 있으면 다신 불을 안 놓겠지...
논도랑에는 저번보다 미나리가 더 올라와 자라고 있더라.
도랑을 치니 더 잘 자랄려나?!
아침엔 목련 껍디가 벗겨질랑 말랑 한 것을 봤는데
저녁참에 보니 몇 송이가 피었더라구...
오늘 참 날이 좋긴 했어...
여기저기 사람 손 가야할 일들이 쌓여져 있다.
뭘 먼저 해야할 지 당췌 모르겠네...
그냥저냥 맘 급하게 먹지 말고 하나하나 하는 거지 뭐...
산녀가 일을 잘 하니 나무꾼이 자꾸만 상당에 일하러 가는데 데려가려 한다.
산녀는 아래 농사일이 급한데 나무꾼은 맘이 상당이라는 콩밭에 가 있어서리...
서로가 일 타이밍이 안 맞다...
어제도 하루종일 상당에서 일을 했네그랴...
축대 쌓아둔 곳 돌틈 사이사이를 자잘한 돌로 막는 일인데 그걸 왜 막느냐 하면
비얌들이 그 안에 틈이 있으면 집을 지으려고 하거등...
들어갈 틈을 막아야 얼씬도 않거든...
꼭 해야 할 일이긴 하지만 꼬박 하루가 걸리는 일이었네...
그리고 물줄기 하나 발견해서 도랑을 파서 물길 잡는 일도 해야 했고
콩자갈 댓 수레 날라다 깔아야 했고 등등...
상당에서 하는 일은 노가다 일이다.
삽질 괭이질 수레 나르는 일 등등...
농막 앞 마가목 나무 아래 앉아 새참을 먹고 쉬노라면 세상 참 좋더라...
쉬면서 한숨 자기도 하고...
며칠 전 지인이 다녀가면서 좋은 의자 두 개를 주고 갔다.
전날 딱딱한 나무 의자 말고 편하게 푹 기대 앉아 쉴 수 있는 의자 있으면 참 좋겠다 푸념을 했는데 그 다음날 바로 원하던 의자 두 개가 생겨버렸으 ㅎㅎㅎ
주는 사람도 웃고 받는 사람도 이야기 하며 웃고 그랬다.
참 고마운 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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