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우리 먹을 것만 남기고 도시장정네랑 이런저런 손님들 편에 우거지랑 시레기 삶은 것을 들려보냈었지.
헌데 그 중 한 도시장정편에 간 우거지가 사단을 일으켰다. 이번에 온 도시장정이 우거지 더 없느냐고 마눌인 도시아지매가 더 있으면 가져오란다고...
사연인즉~
시레기와 우거지를 받아든 도시아지매가 무시레기는 좋다했는데 배추 우거지를 별로 안 좋아했는지 이웃집에 줘버렸단다.
후일 우거지맛을 보고는 난리난리~
이걸 왜 내가 이웃을 줬냐고... 한탄 한탄... ㅎㅎㅎㅎㅎ
그 얘기를 전해들은 산녀 한바탕 야단을 하고 웃어넘기고
결국 오늘 마지막 남은 우거지를 걷어 삶고
사레기 반을 걷어 삶고 있다.
도시장정들은 상당에 가서 일을 하고 산녀는 남아 우거지 시레기 삶고 점심으로 추어탕을 준비하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시레기 우거지만 있으면 어떤 국 찌게 조림이든 건건이를 만들 수 있으니 만사 오케이거든~
어차피 마지막으로 삶아야 했는데 마침 날도 좋으니 다행이여!!!
이제 우거지맛을 본 그 도시아지매 앞으론 우거지 이웃에게 안 주겠군 ㅋㅋㅋ
만리타국 혈육도 시레기 우거지는 이젠 아무한테도 안 준단다...
그간 주변에 맛을 본 지인들이 쫌만 달라고 눈치를 주는 모냥이던데...
코로나때문에 뱅기가 안 떠 못 보냈는데 다시금 뱅기가 뜬다하니 이것저것 챙겨봐야겠다.
봄농사 닥치기 전 조금은 한가한 시간이다.
날씨가 좋으니 몸이 들썩거려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지...
목련이 껍질을 조금씩 벗겨가고 있다.
산수유 만발했고 여기저기 온갖 싹들이 다 돋아나고 있다.
논도랑가 절로 난 미나리가 돋아났길래 낫으로 한 바구니 걷어다 일꾼들 저녁상에 올렸더니만...
산녀는 맛도 못봤다나!!! 이런 세상에 차리면서 좀 먹어볼걸 ㅎㅎㅎ
다듬고 난 뿌리며 진흙들은 이번에 새로 만든 연못가 도랑에 부어줬다. 도룡뇽알들이 한바가지 같이 따라오는 바람에... 일일이 걷어다 도랑에 놓아줬지... 너그들 천재지변났다고 난리치지말고 여그 물도 일급수여~ 잘 살아봐!
이번 새 도랑에 미나리꽝을 한켠에 만들어야겠으!!!
뭐든 봄에 난 첫물 싹들은 맛있다.
정구지도 돋고 있으니 사위도 안 준다는 그 맛을 좀 봐야겠지~ ㅎㅎ
집 마당 방티연못에 어느날 도룡뇽 대여섯 마리가 짝짓기를 했는지 놀더라구~ 담날 보니 알을 줄줄이 낳아놨더라~
야들은 장독대 돌틈에서 겨울을 나고 방티연못에서 알을 낳고 산다. 매해 보면 그러하다.
수련도 식구를 불려서 촉을 내고 워터코인인가 동글동글한 애들은 추위에 죽었는지 안 뵈더만...
봄이다! 영락없는~
아마 한번의 꽃샘추위는 더 있을겨!!!
자아...
글 친다고 좀 쉬었으니 마저 일해야지~
일꾼들 점심밥상은 올려보냈고
시레기 마지막 솥 삶고 있다.
기왕 삶은거 오늘 일꾼들 저녁으로 감자탕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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