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까지 무쟈게 바빴다.
오늘 반가운 봄비도 오시고 핑계김에 푹푹 쉬고 있다.
마늘양파밭 비닐 벗기고 풀 좀 뽑아주고 오는 비 푹하게 맞으라고 안 덮고 열어뒀다.
비 그친 뒤 혹여 동해 입을까 왕겨를 두 푸대 담아와서 이불 덮듯 덮어주고...
이웃 밭에 마늘 양파는 실하게 올라왔는데 우리 애들은 여엉 신통찮네 ㅎㅎ
양파밭에 뭔넘의 냉이가 저리 들이부은듯 났냐 그래...
냉이도 귀해야 대접을 받지 저리 흔해빠지면 잡초다!!!
다 뽑아던져버렸다.
손님들은 두엇이 끼니때마다 연이어 들고나고 해서 삼시세끼 밥상 차려야하지~
밭일은 해야겠지.. 늘 일상적으로 해야하는 안팍 일들도 해야하지...
이웃들 밭 컨닝해가면서 틈새공략으로다 후딱 해치우고 아침밥 차리고 치우고
후딱 겨나가서 풀 뽑아주고 왕겨 뿌리고 점심밥상 차리고 치우고
훌훌 또 겨나가서 비닐하우스 물 주고 정리하고 등등...
정신 가출 안 하고 용하게 버틴 것만도 다행이다 싶다.
그 와중에 할 건 다 했으니 뭐...
마당 방티연못에 꼬마비닐하우스 씌워 수련을 겨우내 월동시켰는데 날이 좀 따셔져서 낮에는 벗겨놔봤다.
와우~ 촉이 쑥 올라와 자라고 있더라고!!!
그리 추운데도 잘 견디고 살았네!!!
텃밭 비닐하우스 안 큰 연들도 무사할겨...
수국도 하우스 안에서 월동 성공했고 명자나무는 벌써 꽃이 피고 진달래도 꽃망울 맺었고
이식해놓은 상추들은 네 포기 냅두고 전멸~
씨뿌려 자란 애들은 살았더라!!!
무는 지난 지독한 한파에 다 얼었고 배추는 날이 푹해지면서 다 녹아버렸다.
저온장고가 필수로 있어야만 농산물 저장이 되겠네...
옛방식으로는 보관이 어려워...
봄비가 조용조용 내린다.
이런 비가 밭에는 보약이지...
이번에 다녀간 손님 한 분 왈~
모든건 산녀 책임이란다...
이리 맛난 밥상을 차려주니 사람들이 끊이지않고 온단다.
가는 길에 바리바리 싸주니 마치 친정 다녀가는 기분이라나...
이번에도 우거지 시레기 쌀 떡 등등 싸줬더니
이러니 자꾸 오지 그러면서 타박을 주더라고...
작년 석달열흘 돌탑공사에 돌밥돌밥을 하게 된 것도 밥상때문이란다.
그 무거운 돌일을 했는데도 일꾼들이 8키로가 쪄서 갔고
이 밥상때문에 일을 더 하고간 장기노숙한 연유가 되었다나 뭐라나... 뭐 어쨌건...
이 모든 사태의 책임이 산녀한테 있다는!!!
시방 고민 중이다! 그렇다면 파업을 할까?!
산녀 성격상 아무리 바빠도 내 집에 오시는 손님 대접 소홀히 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있는 찬에 대충 밥 먹는 건 안 되거덩...
근데 문제는 산녀가 파업한다고 해서 들을 인간들이 없으...
이젠 오라고 말 안 해도 지들끼리 약속을 정해 들이닥치는걸...
코로나였기에 이 정도지
코로나 아니었으면 매주 손님들로 북적였을겨...
친구들 모임 여기저기서 한탄 한숨 아우성 난리 중이다!
여기를 못 와서...
용기있는?! 무모한 이들만 두엇씩 오가고 있다... 철저히 만반 준비를 하고...
어째야 하나...
모처럼의 봄비에 이리 한가한?! 고민 씩이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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