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은 진작에

산골통신 2021. 2. 22. 14:57
























2월 날씨가
그것도 음력 정월 날씨가 이렇다고?!
어제는 너무 더워 땀을 흘렸더랬다.

모처럼 다른 바쁜 일도 어느정도 해놓은지라 맘놓고 텃밭으로 나갔다.
정짓간에서 나온 이런저런 구정물 모은 들통을 들고...

텃밭에 겨우내내 치우지 않은 작년 작물들 잔해를 치우고 마늘고랑을 덮은 하얀 부직포를 한고랑 걷어내보고...
날씨가 영하로 떨어진다면 다시 덮어줘야지.
마늘 양파 싹이 드문드문 돋아나있더라.

비닐하우스 안도 고랑고랑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화분들에 물도 시원스레 뿌려주고 연화분에도 물을 그득 채워주었다.
상추하우스에는 댓포기만 살아남았고 씨를 뿌려 자란 상추 청경채 등등은 반타작~
저장해둔 배추 댓포기 남아있고
뭐 그럼 됐지 뭐...

작년에 먼데서 온 수선화 구근 70개 포트에서 싹을 틔웠고
이제 밖으로 내다 심어야 하는데 아직 적당한 장소를 못 정했다.
무스카리도 겨우내 잎이 무성하더니 조금 수드러들었나... 꽃대가 올라오려고 하나벼...

여기저기 싹이 크고 꽃망울이 맺히고 부지런히 봄이 왔다고 시끌시끌하다...

뒷골밭 매화도 몇 송이 피어나고
벌들이 벌써 웅웅거린다.

히야신스도 꽃대를 올리고 국화도 구와꼬리풀도 상사화도 꽃무릇도 샤스타데이지도...
큰꿩의비름도 이뿌게 올라와있고

삼동추가 제법 자라 조막칼들고 한 바구니 도려와서 겉절이로 해놓으니 점심밥 거뜬하고...
명이나물도 쑥쑥 돋아나있고
냉이들 지천이고~
월동시금치 잘 자라고 있고
부지깽이나물도 뜯어먹어도 되겠네...
눈개승마밭을 마구 밟고 댕기다가 문득 숙여서 들여다보니 오메 세상에...
야도 싹이 돋아나있네... 하도 미안시러버서 낙엽들로 덮어줬다!

타래붓꽃 무더기는 너무 커서 저거 또 뜯어말려야 되는거 아닌가 몰라...
올해 수국 꽃을 볼 수 있으려나... 월동은 된 모양이던데...

이래저래 농사 밭작물엔 별 관심이 없고
나물하고 꽃들만 열심히 살펴보고 딜다보고 댕겼다 ㅎㅎ

올해는 심을 밭이 더 늘어나서 근 천여 평이 더 으아아아아~
곡식을 심기 보다는
묘목을 심기로 결정봤다!!!

상당 산밭에 꾸며놓은 나무꾼의 수행터 일오암 여기저기에 심고 꾸밀 묘목들이 필요해서...
돈이 많으면야 좋은 묘목들 왕창 사다 하면 되지만 우린 주머니가 터무니없이 헐거운 사람들이라...
새로 생긴 터는 이름을 아쉬람터라 했다.
그 곳에 연못 크게 하나 만들고 주변에 묘목을 심어 키우기로 했다.
연못 위에 오래되어 묵은 샘이 하나 있는데
얼마나 물이 많은지 연못이 그새 그득 찼다.
이 겨울에 말이 되냐고...

일꾼을 구해 일을 하면 쉽겠지만 인건비도 절약해야해서
몇날며칠 삽질을 했다...
재료만 구해갖고 와서 나머지 일은 우리가 하는 걸로 ㅎㅎㅎ
그러니 허구헌날 중노동...
뭐 그래도 되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논농사 밭농사는 먹고사는 정도만 하고
너무 무리하지 않기로 작심했다...

그러니 올해부턴 꽃농사가 많아질 모양...
저 너른 터를 뭐라도 심어서 덮어야하잖여!!!

나무꾼이 조경을 좀 배웠으니 구획을 정하고
산녀는 그 구석구석을 뭘로든 메꾸고...
뭐 그래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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