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들이 갔다.
돌밥돌밥이 끝났다. 남은 건 저 사진에 보이는 돌탑들...
삼존탑과 그 옆 신장탑
그 아래 산신당
그 한참 아래 성황탑
그 밑 산 초입에 큰소나무단
모두 단정하게 쌓고 그 앞에 돌단을 꾸며놨다.
처음 시작은 조그마한 돌탑 하나 쌓을 계획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보니 저래 일이 커져버렸다.
석달열흘 공사로 대작이 이뤄졌다...
뉘 시킨다고 할 일도 아니고 하고싶다고 될 일도 아니고
무슨 큰 인연이 있길래 이리 되어버렸는지 다들 기맥히고 감탄을 하는 중이다...
뭐 그러거나 말거나 일은 끝났고 다들 제자리로 돌아갔다...
그간 바빠 돌보지 못했던 딸린 식구들 살피고 텃밭 먼데밭 닭집 등등 둘러보고
할매집 봉당에 있던 수십개 화분들을 비닐하우스 안으로 영차영차 들어옮기고
그러고나니 할 일이 없더라...
아침으로 들냥이들 물그릇 얼음 깨주고 뜨거운 물 들이부어주면 우르르 모여들어 물을 마신다.
닭집 물통도 얼어붙어 뜨거운 물 주전자에 담아가 부어주면
닭들도 물 냄새가 나는지 우르르 모여들어 마신다.
추운지 문을 열어줘도 밖에 안 나오길래 요새는 모이만 그득 주고 문을 안 열어주고 있다.
영하 10도 안팍으로 내려가니 햇살이 있어도 턱이 얼어붙어 말이 어버버~ 웅얼거리게 되더라.
햇살 따실때만 나가서 일하고 얼른 겨들어와 방콕한다.
양달엔 눈이 다 녹았는데 응달엔 눈이 그득이다.
어제 아침에 까치 한 마리 마당 모과나무 가지에 앉아 한참을 놀다가길래 반가운 손님 오시나 했더니
생전 할매와 친분있으셨던 할매 한 분이 다녀가셨다.
우리 할매 돌아가신뒤 한달을 우셨다고...
산녀를 보고 안고 눈물 흘리시더라...
엄니본듯 반가워서 가시는 차에 배추 두 푸대 쌀 한 푸대 매실액 세병 상추 두 봉지 넣어드렸네...
할매 계시면 뭐라도 더 드렸을텐데 이거밖에 없네요 하면서...
세상이 조용하다.
간간이 봉덕이 짖어대고 먼데 닭 울음소리 들릴 뿐...
간만에 참으로 너무나 오랜만에 여유로운 하루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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