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들은 들이닥친다하지 김장한다고 월동채비한다고 뭐 먹을걸 만들어두질 않았지...
장은 봐놨는데 재료만 있고 뭐하나 만들어진게 없어라...
오늘도 마당 수도 동파방지한다고 뽁뽁이로 빙빙 감고 보온자재 남은 걸로 둘둘 싸서 결속선으로 칭칭 감아 묶어놨다.
누가 보면 참 어지간하다 싶을 정도로 무식하게 두툼하게 싸매놨다 ㅎㅎㅎ
뭐 어쪄~ 얼어터지는 것 보다 낫잖여~
마당 수도 하나는 어딘가가 새서 보온덮개로 싸고 비닐로 덮어놔야겠다. 겨우내 쓰지말아야지. 좀 불안혀...
세멘을 깨서 새로 부동전 수도관을 설치해야하는데 그걸 누가 하냐고... 기계가 일단 없고 설비업자를 부르자니 거금이고...
일단 겨울만 보내보자 싶어서...
그래도 언젠가는 해야할 일이니 해야겠지...
시골에 살면 뭐하나 수월하게 넘어가는 벱이 없다!
오만 것이 다 돌아가면서 고장나고 탈이 나고 문제가 생긴다...
비닐하우스에 덮어씌우는 카시미론 덮개가 많이 있는데 그걸 가져다가 여기저기 방한용으로 붙이고 덮고 해야겠다.
산골에선 뭐든 있으면 요긴하다...
그래서 도시에서 뭐 버린다 하면 무조건 산골로 내려보내라 한다.
여그서는 어찌 쓰던 다 쓸 수 있으니까!!!
뭐 하여튼...
오늘은 작정하고 앉아 수도 부동전 네 개를 자알 싸놨다!!!
나무꾼 돌아와서 보면 기맥혀 허허~ 웃을 정도로 ㅋㅋㅋ
그리고 양파밭 마늘밭에 월동 서리방지용으로 하얀 부직포를 골골이 덮고 흙으로 고정시켰다.
겨울바람에 날라가지 말라고 철핀으로 사방 박아놨다.
내처 배추 우거지 작업을 할까 하다가 해도 설핏 서산에 걸려있고해서...
내일도 그다지 안 춥다하니... 내일로 미루고...
간만에 봉덕이 데리고 산밭에 올라가 한바퀴 돌고 좀 앉아있다왔다.
봉덕이 목줄 풀어주자마자 전력질주~ 마치 말 달리듯 온 산을 뛰댕기며 놀았다나...
두루두루 이 밭 저 밭 살펴가며 할 일을 점검해놓고...
손님맞이 반찬 만들기에 들어갔다.
만만한게 장조림인데 마침 꽈리고추가 한봉다리 생겨서 매추리알 좀 삶고 양지 좀 삶고 새송이버섯 뚝뚝 썰어넣고
간장게장 통에 간장물이 좀 남아있길래 거기다가 멸치액젓 좀 넣고 팍팍 졸여버렸다.
이기 뭔 맛인고...
그럭저럭 먹을만하네 ㅎㅎㅎ
족보에 없는 반찬 탄생이여...
꽈리고추가 너무 물러버리고 통마늘도 죽이 되고 ㅎㅎ
그나마 버섯이 식감좋게 씹히네 그랴...
또 뭔 반찬을 해놓나...
간장에 박아놓은 도라지랑 깻잎이랑 당귀잎 방풍잎 삼채뿌리 등등이 좀 있는데 그거나 꺼내서 무쳐볼까...
간장에 박아둔 무는 한 일주일 더 있어야 맛이 들꺼고...
천상 김장김치로 굴김치나 버무려서 내놓고
있는 반찬 재활용해야겠다~ 에라 몰러...
김장하러온 도시장정이 햅쌀로 가래떡 뽑아먹자고 해서리
그날 아침 20키로 쌀방아찧어 서너시간 물에 불려놨다가 방앗간에 가져가서 가래떡 세상자를 뽑아왔다.
저거 뉘 다 먹냐?! 다 가져가라고 했는데도 좀 남겨놔서 그거 굳기전에 냉동실에 꾸겨박느라 애먹었다.
온 겨우내 먹어치워야 하는데 뉘 먹냐고오!!!
도시에서야 구하기 힘드니 환장한다지만 여기는 애물단지여...
닭도 안 묵어!!!
이제는 오는 손님 무섭고 가는 손님 반갑고 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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