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레기를 널고 무를 저장해놓고나니
갑자기 한가함이 쳐들어왔다.
그렇게 바쁘던 몸이 하릴없이 흔들그네에 앉아 이 글을 칠 수 있을 정도로...
무시레기를 저리 말려놓으면 갈데가 아주 많다.
이역만리 타국에도 뱅기태워 보내야 하고
대처 식구들 도시장정 처자들~
호시탐탐 제일 먼저 챙기는 것이 저 무시레기다.
일년내내 아주 요긴하게 잘 써먹는 채소다!
오늘 산밭 일꾼들 점심 국으로 추어탕을 했는데 무시레기가 일등공신~
감자탕에도 된장국에도 우거지국에도...
어데든 넣으면 맛난 국 찌게가 되고 생선지짐이나 돼지고기볶을 때도 시레기 한줌 넣으면 일품요리가 된다.
주인공인 생선이나 고기는 뒷전이 되고 시레기만 죽죽 건져먹는 일도 일어나고~
그래서 해마다 무농사는 넉넉히 짓는다.
무 보다는 시레기가 더 필요해서리~
올해도 자알 했다. 초장에 망할 비가 허구헌날 퍼부어서 저거 될까 싶었는데 참 잘 이겨내고 저리 수확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겨!!!
이제 남은건 배추 뽑아 김장하고 저장하는 일~
올해는 메주고 청국장이고 걍 건너뛰고 싶다.
모르지...
또 때가 되면 맘이 동해
발 동동거리며 할런지도...
그건 그때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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