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이 있을 때 일을 몰아 하려고 했는데
그 일손이 돌탑에 정신팔려...
무를 뽑아서 시레기 널고 무도 저장해야하는데 혼자 손으로 하자니 하세월이라...
뽑는 건 내 할테니 운반만 해주소~ 부탁했다.
오전 내내 드넓은 무밭을 종횡무진 외발수레를 끌고 뽑아서 밭 가장자리로 날랐다.
아침엔 날이 춥더니 해가 올라오고 일을 해서 몸이 더워지니
옷을 한꺼풀씩 벗어던져야 했다.
나무꾼이 잠시 짬을 내어 산에서 내려와
운반차로 두 번 그득그득 실어서 소마구로 날라줬다.
이제 퍼질러 앉아 무청 잘라내서 시레기 만들고
무는 한켠에 자리를 만들어 보온덮개와 비닐 그리고 왕겨로 덮어놓기로 했다.
예전 할매 하시던 방법인데
땅에 묻는거보다 이게 훨 낫지싶더라고...
쌀방아 160키로도 찧었다. 나무꾼이 나락 퍼넣고 산녀가 쌀 담고~
햅쌀 보내달라고 지인들이 성화를 대니 안 보내줄 수가 없더라고...
올해는 수확하자마자 큰 방앗간에 반을 팔아버리고 우리 먹고 나눌 것만 남겨뒀는데 말이지...
택배차가 내일이나 들어온다고 해서리...
일단 작업 중지하고
무청 정리를 하기 시작했다.
이것도 일거리네... 시간이 많이 걸리네...
해는 서산에 꼴딱 넘어가려하고
산일꾼들 밥해줘야하니 더 일할 여유도 없고...
에라이 어차피 오늘 다 못하는 일 욕심내지 말자!
보온덮개와 비닐 등등으로 덮어놓고 철수~
당분간 영하로는 안 떨어지니 괜찮을겨!
아침 식사 준비~ 설거지 후
무 뽑아 나르기
쌀방아 160키로 찧기
점심 준비해서 산밭에 올려보내기
무청 자르고 무 저장하기
저녁 차리고 치우기~
이러다 하루 해가 다 갔다!!!
번갯불에 콩 볶듯이!!!
집안일은 손도 못 댔고 얼마나 돌아댕겼던지 다리가 후들거리더라...
삼숙이랑 봉덕이는 자기네 신경 안 써준다고 오며가며 성화를 대며 쫓아댕기고 엉겨붙고
야야 이놈들아~
니들까지 챙겨줄 정신 없다!
오만 식구들이 자기들 챙겨달라고 난리...
정작 산녀 챙겨주는 이는 하나 없네!
그래도 서산으로 해만 지면 산골엔 일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려나...
긴긴 밤
푹푹 쉬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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