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닥 큰일은 없었더랬다.
그냥 월동화분들 정리하고 들여놓는 일과 소금에 절여놓은 총각김치와 깍두기 버무리는 일~
그리고
어제 지붕 공사 후 어지러진 집 안팍을 청소하는 일이 예정되어있어서
그거 열심히 하고 오후엔 좀 쉬어야지 했는데...
주말이라 내려온 금동할매 막내아들이 "어이~ 친구!
내가 감 따줄까~" 하는 바람에
산녀는 그냥
"필요하면 따가소~ "
했지!!!
근데 감장대랑 양동이를 들고 쳐들어와서 단감나무 감을 진짜 다 따주는겨~ 땡잡았네 ㅎㅎㅎ
총 열 바구니~ 우와~
저 꼭대기 감이 한 바구니 족히 나오겠는데 까치밥으로 냅둬야 할 정도로 높아서 남겨뒀다.
첨 따기 시작할 때는 이거 따서 반띵하기로 했는데
한 바구니만 가져가려하잖아...
그래서 마구마구 세 바구니를 수레에 얹어줬다!
"고생했슈~ 고마우이~ 복받을겨!!!"
졸지에 예정에 없던 감따기로 오후를 다 보냈다나...
비가 몇 방울 떨어질 정도로 날이 흐려서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비는 더 안 오고 그다지 춥지도 않았다.
참한 처자 있으면 결혼시켜 이웃에 같이 살았으면 싶은데 결혼을 안 하려하네...
하긴 낼모레 환갑인데 결혼 생각이나 있겠냐마는...
참 아깝단 말이지... 참 아까워...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며 감따는데...
참 선한 기운이 뿜어져 나오는 사람이더라..
산녀까지 선해지는... 그런 맑은 기운...
잠깐 그간 삭막해졌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며 가슴에 손얹고 반성씩이나 했다는...
이런 사람하고 이웃해 살면 산녀도 착하게 살 수 있을거 같드라 ㅋㅋㅋ
오며가며 저거 언제 다 따누~ 걱정했던 단감나무는 이렇게 좋게 해결이 되었다 ㅎㅎㅎ
며칠전 총각김치와 깍두기가 운반 도중에 실종이 되는 사건이 있어서리~
다시금 밭에서 뽑아다 다듬어 이차저차 큰거로 한통씩 담아놨다.
앞으론 미리 얘기는 하고 가져가라고 다짐받아놓고! ㅎㅎ
삼숙이는 새끼들을 할매집으로 이사시켜놓고 지는 널널하게 우리집에서 놀고 있더라.
저거 저거 불량엄마 아녀?!
그래도 먹으라고 준 캔을 새끼들이 덤벼들어 먹자 살짝 비켜서 양보해주네... 그랴 니 엄마 맞구나...
봉덕이는 냥이들이 쥔장 애정을 독차지 한다고 생각하는지
냥이들이 가까이 오면 막 줘팬다~
질투가 아주 난리도 아니더라...
이제 슬슬 추워진다...
하나하나 겨울 날 준비를 해놔야지.
조금씩 조금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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