갸웃거리며 닭집 문을 닫고 내려왔다.
암탉 한 마리가 다늦게사 알을 품겠다고 둥지에 들앉아있길래 사흘째 내쫒고 있는데 다시 들어가있네...
이놈 끈기가 대단하긴 한데~ 곧 겨울이다 임마!!!
알을 뺏고 쫒으니 장닭이 쫒아와 막 쪼네!
너 왜 나와? 진득하게 앉아있으라했자나? 막 그러는듯이...
포획틀 안에 삼겹살 잘 매달아놓고 다시금 설치를 해놨다.
먼저번에도 사흘만에 잡혔으니 이놈이 올겨!!!
남은 병아리들이 이젠 홰에 올라앉으니 못 잡아묵어서 배가 고플겨~
문닫고 나오려다 다시 둥지를 살펴보니 그새 암탉이 둥지 안에 들앉아있네그랴... 언제 다시 온겨?! 거참!!!
이놈아! 거기 알 없으~ 헛수고여!!!
병아리육아실에 9월말10월초 알을 품고 들앉았던 예비엄마닭이 꼭꼭~ 소리를 내길래
가서 꽁지를 들어보니 병아리 까나온 알껍질이 수북~
벌써 삼칠일이 지났나...
갓깐 병아리를 품고 안 뵈준다. 그랴... 날 추우니 꼭 품고 있어라...
여기는 족제비가 안 들어오게 잘 살펴줄게!
얘들은 무사해야지 암... 알 9개 넣어줬는데 몇 마리나 부화했을꼬...
할매집 마당 수도꼭지가 고장나 물이 계속 새고 지하수 모터가 돌아간다.
오며가며 딜다보는데 물도 안 쓰는데 모터소리가 간간이 나서 살펴보니 고장일세~
이렇게 시골집은 자잘한 일이 많이 생긴다!
시골에 살려면 스스로 전문 기술자가 되던가 아니면 설비업자 부를 돈이 억수로 많아야 한다!
수도꼭지가 고장난듯하니 사람 오는대로 고쳐야지 뭐~ 별 수 있나!
날이 추워서 비닐하우스 문을 양쪽다 닫았다!
아침저녁 문 여닫는 일이 한가지 늘었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하면 일거리가 좀 늘어난다.
지하수모터 보온에 신경써야 하고
하우스관리 잘해줘야 안에 있는 작물 동해입지 않고
얼띠기 무를 뽑아 저장해놔야하고
마당 여기저기 있는 화분들 죄다 온상 안으로 들여야 하고 등등...
곧 서리가 내리면 호박덩굴부터 쭈구리가 될거고~
서서히 겨울 준비를 해야한다.
날 갑자기 추워져서 동동거리지 않으려면 말이다!
가을을 만끽하고 즐기고 그런건 없다!
이 짧은 가을은 월동준비에 다 바쳐야 한다!!!
오늘 뭔 일을 했나 살펴보니
고들빼기 한 다라이 다듬어 김치 버무린 것 밖에 없네!
근데 어찌 하루 해가 다 갔지?!
고들빼기 다듬는 일이 그리 시간을 많이 잡아먹었나보다!
해놓고 보면 얼마 안 되는데...
사람 먹는 거 만드는 일이 은근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먹는데는 후딱인데~
해가 금방 지니 6시가 되기도 전에 어둑어둑이다.
도시와는 다르게 산골엔 밤이 일찍 찾아오고 길고 길다...
하루종일 햇살바른 툇마루에 앉아 나물을 다듬고 앉아있던거 뿐인데 온몸이 막일을 한 것 모양 피곤하다.
꼼짝앉고 앉아 일을 해서 몸이 굳어 그런가... 우습다...
누가 보면 밭갈고 온 줄 알것어~
내일은 생강하고 마늘을 많이 까야겠다.
그것도 오랜 시간 앉아 해야하는 일이니 몸이 고달프겠군~
산녀는 돌아댕기며 하는 일은 잘해도 이리 앉아 하는 일은 못햐!!! 죽을맛이여~
내년 씨할 생강 조금 남기고 다 까서 갈아서 저장해놔야지!!!
그래야 김장에도 쓰고 이런저런 양념에도 넣고 차도 끓여마시고하지...
사람 손 안 가면 먹을게 안 나온다.
다아 돈 주고 사면 넘쳐나겠지만 어디 제 맛이 나려구?!
내손으로 해야 좋지...
낮달이 떠서 벌써 하늘 가운데 와 있더라. 반달이다...
오늘 은하수도 볼 수 있겠네~ 날이 이리 맑으니...
눈 시리게 올려다봐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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