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들아...
니들 밥값하는건 좋은데 말이다...
그래 좋다 좋아... 니들을 가까이 하는건 그 목적도 크니깐...
뭐라 할 말이 없넹... ㅠㅠ
아침마다 봉당에 내려설 때마다 필히 샅샅이 발밑을 살펴보고 내딛어야 한다 ㅠㅠ
느닷없이 맨발로 쥐 사체를 밟거나... 뱀 사체를 물컹 밟을 수 있으니... 으허허 ㅠㅠ
오늘 낮 텃밭에서 한참 일을 하는 와중 봉덕이가 너무 시끄럽게 짖길래 뭔 일이여~ 하고 마당으로 가보니
마당냥이 두마리가 뭐를 갖고 한참 놀고 있네?!
봉덕이가 끈이 자래가지 않는지 마구 그쪽을 바라보고 짖고 있고...
뭔고 하고 가서 딜다보니 하이고 독사 큰 거 한 마리!!!
도망도 안 가고 냥이들하고 쌈박질 중!
순식간에 판단을 따로 할 새 없이 들고 있는 괭이로 그대로 날렸다!!!
살이 통통 찐 큰 독사였어!!!
이놈들이 물고 온 겨?! 아니면 마당에 들어온 놈을 잡은겨?!
뱀들이 겨울잠 준비하느라 지방비축하는 계절이라 특히 조심해야한다...
그래도 잡았으니 냥이들 물러서게 하고 괭이로 마저 수습한 뒤 울타리께 나무 밑에 묻어줬다.
니나 내나 다시 보지 말자... 잘 가라... 미안타...
오늘은
식전부터 공사가 벌어져 오전 내내 찬바람 쐬면서 공사감독했고
오후에는 텃밭 두 군데 마늘 양파밭 만드느라 점심 챙겨먹을 새 없이 바빴고...
이 산골짝에도 상수도가 들어온다고 몇해 전부터 정부 차원 상수도 관공사가 진행되었는데
참 기술이 좋지...
기어이 들어오네 그랴...
오늘 그 마지막 공정으로 집안으로 들어가는 파이프가 연결되었다.
몇달간 걸린 총 비용이 190여 만원...
크으...
내가 힘이 있고 연장이 있고 기술이 있으면 자재값만 들어가는데
셋다 없으니 돈이라도 많거나 써야지 뭐... 어쩌겠어...
이웃 중 하나는 1차 200만원 2차 150만원 달라했다고 속상해서 펄펄 뛰더라...
설비업자들이 바가지를 많이 씌우는가벼...
우린 최종공사 건으로는 60만원 들어갔다.
참 돈이 아깝더라... 저거 시멘트 깨고 땅 파서 수도관만 연결하면 되는건데...
연장있고 일손있고 기술있는 사람들은 진작에 자기손으로 다 했다더라...
오후에는 언덕밭에 거름내고 로타리 치고 집옆 텃밭에 거름내고 로타리 치고...
고랑 만들어 마늘비닐씌워 덮고 하느라 그냥 무념무상 일했다.
간만에 일같은 일을 하는지라 정신없이 했네!
언덕밭 세고랑에는 양파를 심고
텃밭 네 고랑에는 마늘을 심어야지.
우리 먹을 건 그럭저럭 나올겨!
가을밭도 정리해야하지만 꽃밭들도 설거지를 해야하는데 손이 안 가네...
분꽃도 다 져서 씨를 맺고 있고 범부채도 스러지고 접시꽃은 진작에 져서 새순이 엄청 돋아나있고
오늘 이런저런 꽃대궁들 긁어모아 SS기에 한차 실어 내다 버렸다.
산밭 한 귀퉁이에 거름터미 공간이 하나 있거든~ 거기다 계속 무져놓고 있다.
이웃들은 날 흐린날 불에 태우더라고...
그거 불법이고 산불 난다고 산불감시원이 돌아댕기는데
위험을 무릎쓰고 태우긴 그렇더라고...
그래서 거름도 되라고 거름터미 만들어서 거기다 죄 무져두고 있다.
내일부터는 이 밭 저 밭 거두고 설거지하느라 분주하지 싶네~
나무꾼이 원래 꽃 사진은 잘 안 찍는데
올해는 산녀보다 먼저 찍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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