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풀풀 난다.
해마다 논이 질퍽거려 콤바인이 빠지는 사고가 나고 그거 꺼내느라 온통 진창이 되고 했는데...
그리고 나락 말리느라 햇살 좋은 길가 차지하느라 이웃들 신경전 좀 써야 했고...
그런 세월이 어느새 잊혀지고 지나가버렸네그려...
이젠 콤바인 한대 트럭 한대만 있으면 만사 오케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이 된다.
콤바인에서 바로 트럭 짐칸에 부착시킨 곡물함에 그대로 부어서 나락 건조기로 직행한다.
논에서 바로 수확한 물나락으로 정부수매에 바치는 사람은 그냥 톤백이나 40키로 곡물푸대에 담아 농협 창고로 가져가면 되고
그냥 보관하거나 건나락으로 바치려는 사람들은 건조기로 말리러 간다.
건조기에서 말린 다음 톤백으로 넣어진다.
그러면 드뎌 집안으로 나락이 들어오는거지...
올해는 톤백으로 몇 개나 나오려나... 작황에 따라 하나 정도가 들쑥날쑥 차이가 나더라고...
오늘 방아를 찧었다.
대처로 보낼 곳도 있고해서 5키로 짜리 22개를 찧었다.
묵은 나락을 다 소비를 해야만 새로 햇나락이 들어오지...
방아 찧은 다음 햇나락 들어올 자리를 정리정돈해놨다.
오늘 아침에 우리 논에 콤바인 들어가는 걸 봤는데... 제일 나중에 해줄줄 알았는데 웬일로 일찍 해주네?!
이제 곧 들어오겠군... 햅쌀밥 먹어보면 묵은쌀 맛없어 못 묵는디...
어여 묵은쌀 처분을 부지런히 해야겠다...
방아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면 닭집 닭들이 우르르... 몰려 나온다.
저 소리가 들리면 지들 먹을게 생기는 줄 아는가벼...
다 찧고 석발기에서 나온 돌섞인 쌀들과 싸래기들 깜부기들 모아서 닭집 안에 뿌려줬다.
으레 그런 줄 알고 기다리니까 ㅎㅎ
올해 단감이 잘 열렸다.
밭둑가에 심은 9그루 대봉시는 딸 것이 없는데 올해 희한하게 단감이 제법 달렸다.
단감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칡덩굴을 잘라줘서 그런가?!
나무 자르다가 얼굴 한대 얻어맞기도 해가며 잘라준 보림이 있네그랴...
나무꾼이랑 쌀방아 다 찧고
단감 한 바구니를 땄다. 두어 개 따서 쓱쓱 먼지만 닦아 깨물어먹고~ 올해 비 잦은 것 치고는 그럭저럭 달더라...
이 단감나무가 원래 엄청 달달한데 올해 날씨가 원체 궂어 당도가 작년만치는 안되더라...
먼데 보낼 바구니를 하나 꾸렸다.
무 두 개 애호박 두 개 상추 다섯 봉지
노각오이 다섯개
열무김치 한통 깻잎장아찌 한통 무생채겉절이 한통~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반찬해먹으라고~
금방 방아찧은 쌀도 담고 달걀도 한판 얹어보냈다.
받아보고 웃을거 같다. 굶을까봐 이리 싸보냈느냐고 ㅎㅎㅎ
배추는 아직 속이 안 차서 안 보냈다.
뭘 해먹기는 어중간하거든... 속꼬갱이도 별로고 잎도 크기만 크고...
우거지 만들면 되지만 이제 속이 차려는 애라 더 두고 보려고...
약을 통 안 치니 무고 배추고간에 구멍이 숭숭~ 아주 볼만하다.
속이 차려는 시기인지라 약을 칠 수도 없다.
쳐도 효과가 없는 시기이다.
정짓간에서 나오는 쌀뜨물 등등 구정물을 모아서 텃밭에 심은 배추에 술술 뿌려주는데 확실히 먼데 밭에서 자라는 애들하고 자라는 모습이 다르더라...
어제는 먼데 밭 무배추밭에 물을 좀 줬다.
50미터짜리 호스를 들고가서 근처 수도에 연결해서 물을 줘봤는데 꼬박 두시간여 걸리더라...
그것도 충분히 준 것도 아닌데 힘도 들고 시간도 걸리고...
비 한 번 뿌리면 다 해결될 일이 여름 그 이후로 비 한 방울 안 뿌리니 가물고 가물다...
이젠 우리나라 기후가 건기와 우기로 확실히 나뉘어지는가보다.
텃밭 비닐하우스 안 배추들은 엄청 잘 자라고 있다.
물을 맘대로 줄 수 있으니 큰 장점이다.
올 여름 잦은 비와 태풍에 400포기 배추 모종들이 몸살을 앓아 찌지구리 형편없어
보험든 셈치고 따로 비닐하우스 안에 100여 포기 심었더니
이게 대박이 났네!!!
요즘 상추에 삼시세끼 밥묵는다.
가을상추 귀한데 총 세번이나 발아시키는데 실패를 하고 마지막에 뿌린 애들이 싹이 좀 나서 이제서야 겨우 애기상추 꼬락서니를 하고 있다.
지금 먹는 상추는 이러다 가을상추 구경도 못하겠다 싶어 오일장에 나가서 모종 한판 사다 심은거다.
그때 안 사다 심었으면 아직도 상추 맛도 못 봤을거라...
비닐하우스 안 상추와 노지 상추 모양도 맛도 다르더라...
식감은 노지상추가 좋은데 연한맛은 하우스 것이 좋고...
가을 햇살이 참 좋다.
일하기엔 그저그만...
봉덕이 데리고 산밭에 가서 한참 일하고 왔다.
봉덕이는 신나서 돌아댕기고 놀다 꽃뱀 한 마리 만나서 실갱이 하는걸 산녀가 막대기로 쫒아주고~
이런저런 나무들을 좀 심고 풀을 좀 쳐주고 왔다.
연못에 연결해 모터로 물을 뿜어 올리는 100미터짜리 호스도 일일이 해체해서 보관해두고 모터 물도 빼서 덮어놨다.
내년에나 가서 또 꺼내 써야지.
봉덕이는 산밭에 가면 목줄을 풀어주는 줄 안다.
풀어주면서 멀리 가지 말고 위험하지 않게 놀아라~ 라고 꼭 말해주는데 마치 그 말을 알아듣는것 같더라...
산밭만 근 4천여 평 되고 그 주변이 다 산이라 아주 드넓다...
거기에서 봉덕이는 자유롭게 마을로 내려가지도 않고 뱀사냥 꿩사냥도 하면서 원없이~ 평화롭게 몇 시간이고 논다.
새참 먹을 때 옆에 와서 몇 조각 얻어묵고~ 그늘에서 낮잠도 자고...
평소엔 묶어두니 참 맘이 안 되었는데 뭐 비록 끈은 길게 해줘서 마당은 맘대로 돌아댕기지마는... 묶여있는 그 자체로 보기가 싫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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