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밭에 참말이지 오랜만에 올라가봤다.
한 열흘 가까이 안 갔지 아마...
왜 그랬는지는 뭐 이것저것 이유를 대려면 댈 순 있겠지만...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러갔다는게 가장 맞을거여...
집에서 멀면 그만치 잘 안 가게 되더라구...
그리고 날이 덥고 습하고 비가 오고 어쩌고저쩌고...
역시 문전옥답이 최고인거여...
뭐 그나마도 가끔은 풀밭을 만들기도 하지만~ ㅎㅎ
역시나 사람은 재주가 있어야 하고 주변정리며 규모있게 살림을 꾸려가는 능력이 필요한데
산녀에겐 그런게 참말이지 많이 부족혀...
살림엔 젬병이고 꽃밭 가꾸는 것도 중구난방 거의 방치 수준이다...
간만에 올라가본 산밭은 광활한 풀밭 ㅎㅎㅎ
그 가운데 꽃밭은 풀 속에서 겨우겨우 살아가는 꽃들 덕분에 그나마 그곳이 꽃밭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나...
되는대로 손으로 쥐어뽑고 낫으로 베고 호미로 긁고 해서
대충 꽃들이 숨은 쉴 수 있게 해줬다.
워낙 비가 잦아서 그런지 많은 꽃들이 사그라졌고 특히 채송화가 전멸했다. 이유를 잘 모르겠다...
비탈에 주욱 모종한 범부채는 살아붙었고
그 아래 3년전 비탈에 심은 범부채는 꽃들이 만발했더라...
딸아이가 만리타국 꽃집에서 쓸어갖고 온 꽃씨들은 다 우리나라에 이미 들어와있는 꽃이었더라...
로벨리아 흑종초 개양귀비 접시꽃 안개초 기생초 메리골드 금잔화 등등...
첨 본 꽃도 몇 있는데 이름은 모르겠고...
다행히 땅이 물러 풀 뽑기는 좋았으나 너무 날이 더워서 두시간 이상 일을 할 수가 없었다. 산에서 내려와 거울을 보는데 얼굴이 벌겋게 익어있더라구...
봉덕이도 오랜만에 잘 놀았는지 헥헥대며 어여 집에 가자고 재촉하고...
산나물밭에 키가 큰 잡초들만 낫으로 쳐줬다.
그럭저럭 자리를 다 잘 잡은듯하더라...
풀을 이길 장사 있나...
매번 나가떨어지는 건 사람인데...
이 여름을 잘 보내야 가을이 그럴듯할텐데 늘 여름에서 엎어지고 만다.
비가 잠시 그친 오늘 이웃들은 약통 짊어지고 이 밭 저 밭 약치느라 분주하더라...
매일 가보는 고추밭에 드문드문 탄저병이 왔다.
그냥 지금 붉은 애들만이라도 따야 하려나...
많이 속상하다.
내년부턴 절대 노지에서 고추 농사 안 지을란다... 절대!!!
비닐하우스 새로 씌워서 해야지. 진짜여!!!
내일부터 또 비소식이 있고 7월말까지 추적거린다니 걱정이다.
이 시기를 잘 보내야 할텐데
혼자 하는 농사는 좀 버겁다.
산골 이웃들도 일손 없기는 마찬가지이나
산녀네와 다른 점은 농약과 제초제를 수시로 친다는 것이다.
그 차이가 참 크다.
제초제는 상머슴 한 명 일을 충분히 해낸다!!!
어데가서 머슴 하나 보쌈해오고 싶다... 간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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