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봄날 일하기~

산골통신 2020. 3. 24. 19:32

 

 

 

 

 

 

 

 

 

 

 

 

 

이웃 구옥을 허문다고 고재를 가져가겠냐 하길래 얼른 주소~

했더니 저리 왕창 쌓였다!

저거 다 어따 옮기냐 그래...

한 삼사년은 족히 때겠네~

울 무늬만 나무꾼 나무 안 해와도 되겠네그랴~

 

벗나무와 이팝나무도 다섯그루나 된다.

고맙게 잘 때겠다고 인사 꾸벅 했다.

그집은 나무 처치해서 좋고 산녀네는 땔나무 생겨서 좋고~

 

비닐하우스 온상 안에는 다들 부지런히 자라고 있다.

무늬둥글레 구와꼬리풀 애기범부채가 쑥쑥 내밀고 있는데

조만간 뿌리나눔을 하던지 해야지 식구가 왕창 불어서 화분이 시방 비좁아...

 

모종판에 완두콩이랑 곤드레랑 상추랑 청경채랑 쑥쑥 싹이 돋았고

옥수수가 촉이 났고

대파가 그야말로 쑥쑥 씨가 있는대로 다 터서리...

더 자라면 하나하나 갈라서 심어야겠다.

 

오늘은 산밭에 가서 산나물밭이 될 밭 고랑을 땄다.

대충 세 고랑으로 낙낙하게 했는데 뭐 밭이 생겨먹길 구불구불이라~

고랑도 따라서 구불구불이라~

 

하얀민들레가 피어났다.

아주 하얀 건 아니고 가운데가 노랗다.

노란 민들레가 옆에 있어서 저리 됐는지도...

 

새참으로 맥주 한 캔 견과류 쿠키 조금 담아갔다.

고랑 다 따고 마가목 나무 그늘에 앉아 션하게 마시려고...

 

요새 삽목하는데 재미가 들려서 나무만 눈에 띄면 가지 하나 꺽어와서

꾹꾹 밭귀탱이에 묻어둔다.

 

양달말 이씨네 담벼락에 박태기나무 하나 낑겨 자라는데

해마다 잘라버리더라구...

그걸 몇개 가져와서 전지가위로 잘라 조르르 꽂아놨다.

이웃집 베어넘긴 벗나무와 이팝나무도~

꽃사과도~ 단풍나무도~

수국도~ 개나리도~

이건 뭐~ 보이는 나무마다 다 할 기세~ ㅎㅎㅎ

 

하루 일 마치고 털털거리고 내려와 닭집 들러서 알 꺼내고 문 닫고

오다가 눈 초롱초롱 봉덕이 입에 알 한개 물려주고~

이짝 저짝 똘망이 밥그릇 삼숙이노랭이밥그릇 채워주고

 

이제 정짓간에 앉아 쉬고 있다.

아기냥이들이 들락날락~ 봉덕이도 고개 디밀고~

 

삼동추가 제법 자라서 한 바구니 그득 베어왔다.

오늘은 삼동추비빔밥 되겠다~

 

아침부터 해거름까지

눈에 띄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일을 한다.

까묵으면 못한다.

 

계획대로 되는 일은 없으나

하다보면 뭐가 되도 되어간다.

 

벌써 벌이 있다.

귀 한방 쏘였다.

지네도 나왔다! 한 마리 골로 보냈다...


이웃 아지매들이 울집 감자밭을 보고 흙을 너무 많이 떠부었다고 덜어내란다~

감자싹이 위로 못 나오고 옆으로 겨나온다고~ ㅎㅎㅎ

그래서 부랴부랴 가서 흙을 쓱싹쓱싹~ 손으로 흩어내렸다.

산녀 생각에~ 감자가 추울까봐 그랬는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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