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바람이 지나간 자리...

산골통신 2020. 3. 20. 19:57

 

 

불어라~ 바람아!!!

그랬다고 신나게 불어제낀 바람아...

 

그랴 잘했다!!!

일거리 폭탄을 안겨줘서!!! 고맙데이~

뉘 일 못하고 죽은 귀신이 있나...

 

당일 비닐하우스 날라갈 뻔한 사건은 일단 급한 불 꺼서 무사했고...

보수만 조금 더 하면 안전하지싶다.

비닐하우스 문짝이 덜렁거려 그거 묶느라고 손에 생채기가 억수로 났다.

이번 바람에 손이랑 발이랑 수난 중이다.

 

온데사방 다 날라가 돌아댕기는 마을 쓰레기들...

특히 이웃집에서 쓰레기봉투가 열렸나 사방 잡동사니가 날라댕겨!

해서 울집 영역으로 온 것들 다 주워다 그집 앞에 얌전히 쌓아뒀네~

내 그런 사람이여... 대신 버려주진 못햐!!!

 

감자골이 무사한가 가봤더니만...

오메야~ 시상에나...

거의 3분의 1이 비닐이 드러나 펄럭거리네...

부랴부랴 집에 가서 괭이랑 호미랑 들고뛰었다!

 

바람은 아직도 안 물러가고 간간이 부는데

그 바람한테 욕 한번 걸판지게 퍼붓고 괭이질 열심히 해서 다 묻었다.

 

이 와중에도 닭들은 암소리 않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낳는다.

알 11개 품고앉아있는 예비엄마닭도 무탈하고..

문제는 이따만한 쥐 한 마리가 닭모이를 야금야금 먹고 있는 현장을 발견~

막대기 들고 그놈 잡느라고 한바탕 들쑤셨는데 그만 사라지고 놓쳤다...

저놈을 잡아야 하는데...

쥐는 병아리사냥꾼인데...

쥐약을 몇통 사와야겠군!!! 일망타진을 해야겠어!!!

 

똘망이는 산밭 올라가는 길목에 한가운데서 만났는데 길도 안 비켜주고 이놈이 아는 척만 억수로 하더라...

그짝을 지 영역으로 삼았나벼... 밥은 열심히 먹으러 오더라~

 

봉덕이는 황매화울타리 밖으로 못 나가게 막았더니 심술이 났는지 며칠째 시위 중이다... 이놈아 애교를 떨어도 안 해줄 판에~

주는 밥이나 묵어!!!

 

삼숙이랑 노랭이는 따뜻한 비닐하우스 안이 지들 놀이터다.

원래는 대파밭인데 냉이꽃이 만발한 곳에서 잘 놀더라.

 

매화는 만개했고 목련도 참 이쁘게 피어나고

산수유 노랑 병아리같이 별같이 반짝거리고

 

그런데 바람이 억수로 불어제껴~

가만히 감상할 새가 없노라...

 

내일도 바람이 저질러놓고 간 자리 수습하러 가야한다.

산밭에는 어찌됐는지 가보기가 겁난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이로다...  (0) 2020.03.22
봄바람난 아지매~  (0) 2020.03.21
바람아~ 불어라!!!  (0) 2020.03.19
매화는 만발했는데 온다던~  (0) 2020.03.18
고추장이래~  (0) 2020.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