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계획을 세우긴 한다...
그러나 계획대로 되는 건 별로 없다.
그래서 계획은 세우긴 하되... 실상은 닥치는대로 산다.
간만에 일꾼들이 와서 옳다 됐다!
우리 감자밭이나 맹급세~ ㅇㅋ?!
뭐 다른건 없어~ 감자밭 이케 이케~ 응?!
이케 만들면 되는겨!
나머진 산녀가 알아서 할게!!!
아침밥상으로 대충 저리 차려주고
점심밥상으로 조금 빼고 더하고 해서 대충 차려주고
저녁밥상으로 김치찜 달래장 가자미구이 보태주고
음 내일도 뭐~
더하고 빼고 뭐 그리해서 차려주는 거지 뭐...
내일은 넘의살 좀 구워야겠군!!!
대신 새참은 없다아~
산녀도 일해야 혀!!!
이번에 손 댈 밭이 아랫밭 130평 윗밭 150평 두 군데다.
이 밭에 뭘 심을 것인가를 두고 고민 꽤나 하고 있다.
일단 윗밭에 감자를 심게 되면 이모작이 되니까 여름에 김장 무 배추가 들어가야하고
그렇게 되면 들깨는 어따 심냐고오...
아랫밭에 질금콩을 심겠다고 야심차게 계획은 세웠는데...
저 칠갑산 노래처럼 삼복더위에 베적삼 흠뻑 젖는 콩밭메는 아낙네 되기는 싫은디...
우쨌든간에... 콩반 들깨반 이래 갈까?!
콩을 심게 되면 지금부터 오뉴월까지 밭이 빈다고라...
콩은 그때 심거든~
감꽃 떨어질 무렵이라나... 유기오라나... 뭐 하여튼...
이래저래 머릿속이 복잡하야...
일단 감자부터 해결하고 봅세~
작년 묵은 옥수수대 뽑고 예초기로 풀 정리하고 난 뒤에
거름 46푸대 실어오고 한 사람이 하나하나 밭에 던지면 한 사람이 따라가며 칼로 죽죽 푸대를 갈라놓고 한사람이 뒤이어 푸대 거름을 밭에 흩뿌린다.
이젠 착착 훈련이 잘 되어 말 안 해도 일사천리!!!
관리기로 갈아엎는건 이건 나무꾼이 다 했다.
이제 관리기로 밭 가는데는 프로다!!!
큰놈과 산녀는 톱들고 전지가위들고 밭둑가에 쓸데없이 자라는 잡목들 베어남기고 처리하느라 하루를 다 보냈다.
계획엔 없던 일이 이 잡목제거!!!
젋은 혈기에 그 큰 나무 세 그루를 뚝딱!!! 베어넘기네?!
세상에나...
산녀가 잡목제거하다가 하다가 그 세그루는 못해서 포기한 거였는데 말이지...
그래서 졸지에 산녀와 큰놈은 나무정리하느라 바빴다나!!!
윗밭 아랫밭 오르락내리락~
하는 동안에 왜이리 달래는 눈에 자주 띄는지 원~
산자락 초입에 달래가 아주 무더기 무더기로 있는겨!!!
그예 지나치지 못하고 맨손으로 파서 주머니에 넣고 넣고 ㅎㅎ
점심에 달래파스타를 큰놈이 만들어줘서 맛나게 묵고
저녁엔 달래장 맛나게 해묵었지~
내일은 호미랑 바구니 가지고 가서 작정하고 캐와야겠다!
달래장을 먹어본 큰놈이 "나 이거 좀 한통 만들어주셔!!! " 이카는 바람에~
관리기로 밭은 자알 갈아놨는데 이제 골을 따야지?!
사실 트렉터로 밭을 곱게 평평하게 갈고 골따는 관리기로 고랑을 따면 뭐 일도 없다!!!
하지만 우린 트렉터도 없고 골따는 기계도 없으이...
천상 괭이로 맨땅에 헤딩해야 한다!!!
호빠라고 넙적한 괭이가 있는데 고랑 만들고 비닐 덮는 전용도구다.
내일은 호빠 괭이 하나씩 들고 일해야 한다.
내일 고랑비닐만 다 씌워주면 감자 심는 건 산녀가 세월아 네월아 심기로 했다.
심는 것까지 해주면 좋지만
다들 또 일터로 돌아가야하니까...
푸른 질금콩이랑 노란콩나물콩이랑 까만 쥐눈이콩이 생겨서
콩나물시루를 하나 앉혀봤다.
생전 할매가 콩나물은 참 잘 키우셨거든...
따로따로 콩을 넣어 앉혀야 하는데
에라 한 통에 세종류 콩을 조금씩 넣어 해버렸네~
내가 글치 뭐...
이래해도 되지 뭐~
다 콩나물 될건데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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