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이 피려고 며칠 째 껍디를 벗으려고 용을 쓴다.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더라.
저리 피려고 할 때가 제일 이뻐!
이번엔 작년같은 꽃샘추위에 냉해를 입지 않기를...
작년엔 다 피어갖고 쭈구리 되는 바람에 참내...
드뎌 씨감자를 꺼내 다듬었다.
내일 밭장만 해준다네~
" 감자 심는 거 쉽잖여~" 라고 도시에서 온 총각이 말한다.
"음 쉽지... 심는 건!!! 심는 건 유치원생도 잘 하더라~
심기까지 작업이 힘들지... 아무도 그건 생각 안 하더라고..."
빈 밭에 거름 골고루 펼쳐 깔고 트렉터나 관리기로 잘 갈아서 고랑을 괭이로 아니면 골따는 관리기로 고랑을 만들어서
그 위에 비닐피복을 하던지 말던지 그건 취향대로...
그리 해놓아야 감자를 심지!
감자를 또 그냥 심느냐~ 오우 노!
씨감자 눈을 따야지... 하나하나 공들여 기술적으로다가...
칼도 소독하고 아궁이 재도 좀 장만해놓고 감자소독용으로
할매집 뒷뜰에 보관해두었던 감자를 꺼내왔다.
먹을 수 있는 큰 놈들은 따로 한박스 만들어두고
씨감자 할 자잘한 놈들로 두 박스 반을 만들어두었다.
심다가 모자르면 큰놈들도 묻어버리지 뭐...
남지는 않을듯... 밭이 엥가이 크고 또 감자 먹을 인구가 좀 있어서리...
오전 한나절 씨감자 정리해놓고
오후엔 나물 뜯으로 바구니 들고 나섰다.
일을 머슴처럼 시켜묵으려면 밥을 잘 멕여야하걸랑~
부지깽이 나물 한 소쿠리
곰취 곤달비 한 바구니
쪽파 한단
달래 한 움큼~
산에서 캐온 달래는 키가 크고 알이 굵고
밭에서 캐온 달래는 자잘하니 애기다.
상추 한 줌
당귀잎 한 줌
시금치 한 바구니
나물 반찬 장만하자면 일이 많다.
일일이 다듬어야 하거등...
특히 쪽파랑 달래는 참내...
달래 다듬고 난 검부지기는 따로 담아 저짝 나무 밑에 조르르 부어주었다.
그러면 거기서 달래가 조롱조롱 나오거든...
달래 씻은 물도 함부로 버리면 안된다...
우리 눈엔 안뵈는 달래 씨알들이 제법 있어서 소쿠리에 모았다가
나무 밑에 부어놓으면 달래들이 옹기종기 싹이 트더라구...
내 언제 한번은 마당 샘가에서 달래를 씻다가 그 물을 그냥 마당에 휙~ 뿌렸다가
아직도 그 달래 씨를 없애질 못해서 그냥 거기서 자라게 냅두고 있다나...
세상없어도 못 없애!!!
그 일대 흙을 통채로 퍼다가 옮기면 모를까...
아녀 그것도 안될겨~ 샘가 시멘트 사이에서도 자라던걸...
그 시멘트 다 깨부숴야 할겨 ㅋㅋ
뭐 하루 한 일이 별로 없네~
그래도 놀지는 않았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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