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변함없이 마루 문을 열고 봉당에 내려서면...
봉덕이랑 삼숙이 노랭이가 아는척을 하며 달려온다...
응?! 근데 봉덕아~?!?!
넌 왜 거기서?!
울도 담도 없는 집이라 울타리 삼아 황매화를 둘러쳐 심었는데 봉덕이가 그 너머로 자꾸 건너가서 길 가는 사람들 참견이 하고 싶었던가벼...
밤인지 새벽인지 넘어갔다가 그만 황매화 가지에 걸려 칭칭 감긴 채로
거기서 밤이슬 맞고 있었던가벼...
문 열고 봉당에 나서보니 봉덕이 꼬라지가 참내...
얼릉 가서 줄을 풀어주니 얌전하니 얼굴을 들이대고 앉았네...
평소같으면 마구 덤비고 놀자하는데...
아마도 밤새 혼이 난 모냥이여...
목줄 매놓고 키우기 싫어 개는 안 키운다 맘 먹었지마는...
나무꾼이 덥석 강아지를 안고 왔으니 우짤겨~
그래도 간간이 풀어주고 키웠으나 기어이 사고가 나...
밤길 가는 이웃 아지매를 뒤에서 덮쳤나벼 ㅠㅠㅠ
그 아지매 청심환 먹었댜...
그 소리를 듣고 어찌나 미안턴지...
봉덕이 이놈은 자주 보던 아지매니까 반갑다고 그리한 모냥이지만 당사자 입장에선 기절초풍할 노릇이지 ㅠㅠㅠ
졸지에 묶여지내게 되니 얼마나 갑갑혀~
자꾸만 울타리 너머 가다가 이 사단이 난게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한참 달래줬다.
봉덕이와 삼숙이 노랭이는 요새 달리기 시합이랑 숨바꼭질하며 마당에서 논다.
봉덕이 줄을 길게 해줬거등.
냥이들은 봉덕이가 쪼차올 수 있는 그 한계점을 아는지 영악하게도 꼭 그 언저리에서 봉덕이를 놀린다! 얄미운 낭이들~
이 냥이들이 산녀를 쫓아댕기는데 오다가 산녀를 놓치면 아웅아웅~ 마치 엄마 어디갔냐고 울어대는데 참내...
똘망이는 안 그랬는데 쟈들은 왜 그런댜?!?!
가던길 돌아서서 냥이들에게 모습을 비춰줘야 조용해진다... 미치...
근데 이놈들이 드뎌 닭집의 존재를 알아챘다!
오늘 닭집까지 쫓아와서 닭들 구경을 하는데 그 모습을 봤어야 혀...
마치 신기한 동물을 본~
산녀가 막 휘휘~ 쫓아도 다시 와서 저리 구경을 하더라...
오늘도 풀떼기밥상을 차리러 나간다...
부지깽이 삼동추 곰취 곤달비 근대 두메부추 등등...
바지락 육수에 근대를 곁들여 된장국 끓이고 나무꾼 좋아하는 갈치 두토막 굽고 달걀 후라이 좀 하고
부지깽이나물무침에 삼동추 겉절이
곰취 곤달비 두메부추는 쌈으로 먹고
쪽파도 겉절이 해서
한상 차려먹었다.
자아...
이제 일을 해야지!
묘목들이 도착했으니 다 심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