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아후~ 덥네!!!

산골통신 2020. 2. 26. 17:34

 

 

 

 

 

 

 

 

 

 

 

 

 

 

 

 

 

뭔 날씨가 이러냐 그래...

덥다 추웠다 땀이 났다가 서늘했다가 ~ 딱 감기 걸리기 좋은 날씨로다!

 

쌀방아 찧으려고 나락푸대 열었더니 새앙쥐 세 마리 발견...

잡아서 죽이면 되지만 에그... 냅둬라... 니도 먹고살려고 애쓰는데...

잡아서 던졌더니만

그새 산녀를 뒤쫓아올라온 삼숙이가 냅다 낚아채!!! 어이쿠~

뒤이어 올라온 노랭이도 쥐냄새를 맡았는지 사방으로 코를 벌름거리면서 수색에 나서...

한 마리 더 잡아서 던졌는데 그놈은 천신만고 삼숙이 눈을 피해 달아났다.

 

산녀가 방아찧는 동안 저 아기냥이?! 두 마리가 쥐사냥해서 노느라고

산녀가 뭘하던 신경도 안 쓰고

일 마치고 내려가도 쳐다도 안 보더라...

아까 올라올 적에는 삽작거리에서 아웅 아웅~ 엄마 없어졌다고 애처롭게 울더니만... 흥!

 

닭들은 또 매가 출몰을 하는지 울타리에 딱 붙어 옹기종기 모여있고...

알은 6개 낳았네! 어제는 13개 낳았더만...

토종닭들은 대략 하루걸러 이틀 걸러 알 하나씩 낳는다.

저 암탉들 연세가 꽤 높은데 말이지... 알만 잘 낳는구마! 보통 알낳는 암탉들은 1~2년 지나면 폐계 처분하는데 우리닭들은 나이가 몇이여 시방?!

22마리에서 그 중 장닭이 4마리니께네... 암탉들이 직무유기를 안 하고 다 알 하나씩 낳는다는 결론이구만!!! 좋은 일이여!!!

대장장닭이 2015년 봄에 울집으로 왔으니께 그때 나이가 한살 정도라 치면 허걱 닭 연세치곤 많구마...

그래도 아들장닭이랑 손주장닭 중손주장닭 사이에서도 서열쌈에 안 밀리고 살아있네!!!

그간 나무꾼의 총애를 받아 몇번 서열쌈에 밀려 죽어가는 걸 살려놓은 건 있지만 그래도 용하다!!!

 

장닭 네 마리는 성비 균형에 안 맞아 두 마리는 처분해야하는데

올 봄 농사철에 잡아야겠다!

언넘이 간택될지는 당일 잡아봐야 아는 일...

 

봉덕이는 알 한 개 오늘도 득템해서 개다리춤 춰가며 물고 가고!!!

똘망이는 오늘 안 뵈네...

대신 똘망이 닮은~ 똘망이여친도 아닌 애가 한 마리 와서 밥 먹고 가는데

처음 본 산녀를 경계도 안 하고 야무지게 밥 다 먹고

마침 다가온 노랭이랑 신경전 한바탕 하고 지 갈길 갔다.

 

아마도 털색깔로 봐서는 봉숙이 새끼들인듯... 저짝 응달말에 몇 마리 살더라고...

그짝 인심이 안 좋더냐?! 왜 여그 양달말까지 왔냐?!

울집에 밥 먹으러 오는 애들은 산녀를 만나면 꼭 한 소리 두 소리 하고 가걸랑... 어쩔땐 시끄러워 ㅋㅋ

됐다~ 마! 어여 밥이나 묵고 가라~ 그러거등.

근데 얘는 조용조용 먹고 갔어... 그러니 울집에 첨 온 애지!

 

비 그친 뒷날이라 밭고랑에는 질어서 못 들어가고

땅 좀 마르걸랑 밭일을 시작해봐야겠더라.

성질급한 애들 벌써 싹이 쑥쑥 돋아나 주변 잡풀들 뽑아주고 고랑고랑 북도 좀 줘야혀!

양지쪽엔 쑥도 제법 자랐구만.

 

참나물도 쏙쏙 내밀고 노지쪽파도 파릇파릇하고 정구지도 검보랏빛으로 돋아나고

달래도 실같은 애들이 올라와있더라.

이번 비가 나물비였나벼~

 

몇년 전 치커리 앤다이브 쌈채소를 한판 구해서 심었는데 그 이듬해부터는 모종을 안 사도 되더라구~

세상에나... 꽃이 피길래... 그 꽃이 또 이뻐서 냅뒀지...

그게 화근이었어!

이제는 온데사방 텃밭에 씨가 번져 없앨 수가 없는기라...

 

저 덩치 큰 두 놈 보라구~ 겨우내 저모습으로 살아남았어.

저 작은애들 두 놈은 비닐하우스 경계 틈바구니에서 저러고 자라고...

또 두고 보리~ 봄되면 여기저기에서 쑥쑥 올라올걸~

그러면 산녀는 또 꽃이 이쁘니깐 뭐~ 이러고 또 살려두겠지!!! 에혀~

 

김장배추를 뿌리채 묻어뒀더니 저 사단이 또 나고...

저 틈을 비집고 나오는 저 꽃대들... 대단하다!

저걸 잘라먹어야 하나... 닭들한테 던져줘야 하나... 아니면 꽃보고 씨앗 맺히는 걸 두고 봐야하나...

 

삼숙이와 노랭이는 오늘도 사이좋게 화분 위에서 잔다...

이놈들아 거기 제라늄이 살고 있는데...

추위에 냉해를 입어 찌그러졌지만 뿌리가 살아있어 새 잎이 돋는구만...

니들이 그러면 우짜니...

 

작은 산골마을에 적막감만 감돌더니 어제오늘은 좀 시끌시끌 사람소리가 난다.

역시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여!

그래도 조용조용 사는 것이 산녀 적성엔 맞아서 사람들하고 왕래는 줄이고 동식물들하고 노닥거리는 일만 늘리고 있다.

 

밭 둘레에 접시꽃 무더기 있었는데 씨앗들이 어마무시하게 떨어져 싹이 돋았다.

저놈들 뜯어말려서 죄다 딴 곳으로 이사시켜야지! 너무 많으...

 

시금치에는 웃거름을 좀 해줘야지. 그래야 좀 뜯어먹지 너무 자잘해...

조팝나무에 잎이 돋아났네... 저놈도 파서 넓은 곳으로 옮겨줘야하고...

상사화는 한 뿌리씩 줄줄이 심었는데 어느새 식구를 왕창 불려놨더라.

노지 히야신스는 네 포기인줄 알았는데 뒤이어 뾰족 올라오는게 하나 더 있더만... 무리지어 피면 참 이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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