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일거리라면 일거리...

산골통신 2020. 2. 25. 19:04

 

 

 

 

 

한 화분 안에 사는 식구가 엄청 많다.

 

원래는 누가 쥔인지 모르겠다.

올봄 싹이 트고보니 상황이 저렇다.

 

꿩의비름이 불쑥 올라오길래 쟈들이 쥔인가 보다 했지...

근데 옆에서 우후죽순 차이브가 올라와...

으잉~ 얘는 또 뭐야...

그랬는데...

며칠전부터 보라색 뭉치가 땅속에서 쑥쑥 올라와...

저건 또 뭐냐?!

 

오늘보니 무스카리 한 송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저렇게 심은 적이 없어라...

한 화분에 식구가 몇이여 ~ 시방!!!

 

더 크기 전에 갈라서 심어줘야겠는데

팍삭 엎어서 해야 뿌리가 안 다칠 것 같은데 아이구 골치네그랴...

 

타래붓꽃 씨앗이 떨어져 마당 여기저기 자라고 있는 걸 죄 캐다가 화분에 묻어뒀더니 저리 쏙쏙 새잎이 올라온다.

곧 저 화분도 좁아터질거야! 산밭 연못가로 옮겨심어줘야지!

얘는 금새 세를 불려서 이따만해지더라구!!!

 

이젠 아기냥이가 아닌 삼숙이가

산녀가 비닐하우스만 가면 쫓아와 저러고 논다.

왕겨를 덮어준 화분이 따뜻하고 까실까실 촉감이 좋은지 노상 저 위에서 저러고 있더라구...

노랭이는 오늘 하루종일 툇마루 밑에서 늘어지게 자느라 안 나오고...

 

작년에 비닐하우스 한켠에 뿌려둔 차이브씨앗이 우후죽순 돋아나서

잡풀들 사이에서 묻힐까봐 하나하나 캐서 화분 하나 만들어줬다.

캐모마일도 두어 포기 있어 화분으로 옮겨주고~

 

오늘 양쪽 어깨가 아프길래 잠자는 자세가 잘못되어 그런가 이상타 싶었는데

이제사 생각났다!

어제 화분 서른여 개를 산밭에서 집까지 실어나르느라 힘을 써서 그런거였어...

화분들이 크고 무거워서 또 내리막길이라 좀 힘이 들었거든...

 

이제는 까묵는게 일상이구만...

뭐 새삼스럽지도 않다!

 

하루종일 비가 와서 심심할 뻔 했는데

텃밭비닐하우스가 있어 그 안에서 꽃들이랑 흙이랑 노닥거리면서 하루를 보내니 좋더구만~

 

일찌감치 닭집 문닫고 내려와 저녁 준비를 한다.

이럴땐 날궂이적이 최고지!

거기에 막걸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아쉬운대로 맥주로...

 

쪽파 한 줌 송송 썰고

김치 쫑쫑 썰고

옥수수알 듬뿍 넣고

물 조금 달걀 많이 소금 쪼금~

슥슥 개서 부치개를 부친다!

 

먹기 전에 사진 한 방 찍어 도시 친구들 염장좀 지르고...

오늘 하루

무단히 애먼 전신주땜시 속시끄러워진 심사를 달래가며...

 

남은 세월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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