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울릉도 취나물이라는 부지깽이나물을 심은 적이 있었다.
그때는 나물로 해먹지는 않고~ 뭐 별 맛이 없었거든...
꽃이 마치 떡가루 뿌려놓은듯 봐줄만 하길래 장독대 근처 조금 심어두고 잊어버렸지...
뒷골밭 도랑가에 많이 심고... 갸들은 이제 야생으로 돌아가 벼랑 위에까지 퍼져 자라더라!
문제는 이 장독대 근처 심어둔 몇 포기가 아 글씨~ 온 마당으로 번져나가~
더 두고볼 수가 없어 하나하나 캐다가 언덕밭에 심었더랬지.
세상에나 두 고랑 그득이 되었어!
그러고나서 안심하고 이자묵었지!
근데 올봄 또 마당 여기저기에서 돋아나 자라는 거이 또 쟈들이여!!!
아으~ 징글러브유!!!
안되겠다싶어 호미들고 바구니 그득 또 캐다가 이젠 어따 옮겨심을까?!
둘레둘레 몇 바퀴를 돌다가
곰취랑 곤드레랑 살고 있는 닭집앞 밭에 심기로...
언덕밭 바로 위니까 쟈들이 번져도 어디로 더 가겠으?!
비가 온 뒤라 흙이 포실포실 아주 뭐 심기는 딱 좋네! 내일 또 한차례 비가 온다니 나물비는 되겠구만!
오랜만에 밭일 좀 하고나니 뭐 일 좀 한 것 같네그랴~
텃밭에는 아직 땅이 질어서 뭔 일을 시작 못하겠고
천상 다음주에나...
참나물하고 파드득나물하고 그리 비슷해서 구분을 잘 못한다는데...
울집엔 아마도 두 종류가 같이 살고 있는 듯 혀!
참나물은 대궁이 보랏빛이고 파드득나물은 초록이라는데
울집 밭에는 두 종류 다 있거등!
그리고 꽃피는 모양새가 다르다는데 그것도 둘다 있으...
아마도 오일장날 어떤 할매한테 산 나물 모종이 참나물이고
참나물이라고 씨앗을 사서 심은 것이 파드득나물인지도...
그런 거 같다.
올해 야들 자라올라오는 걸 보면 더 확실히 알게 되겠지!
그러거나 말거나 나물맛도 비슷하더만~
내는 파드득 나물이라 하길래 뭔 우드득 소리인가 했으...
곤달비하고 곰취하고 닮은 것 뭐 그런거지 뭐...
울집 곤달비는 쑥쑥 잎이 돋아나는데 곰취는 아직 깜깜이여!
그리고 곤달비는 참 잘 자라는데 곰취는 약해빠졌어!!!
곤드레는 어마무시하게 잘 자라고...
텃밭 가장자리에 상사화 몇 뿌리를 일렬로 주욱 심은 적이 있었는데
쟈들 좀 보래요...
식구를 엄청 불렸네! 먹고 살만 한가벼!
그리고 그 사이에 심은 기억이 없는 석산 꽃무릇이 몇 포기 낑겨있고 말이지...
그 옆으로 섬초롱... 야들은 참말이지 못말려!
단 한 포기만 있어도 저 지경이 난단 말여!
파서 옮겨도 옮겨도 그 자리에서 또 저만치 불려놓더라구...
야도 징글러브유...
해마다 교통정리를 잘 해놔야 하는데 여엉 실력이 안 되나벼...
온통 뒤죽이랑 박죽이랑 같이 살자고 해.
삼동추도 씨앗을 뿌린 적이 없는 곳에 저리 자라고 있네.
바깥 한데 아궁이 옆에 저리 자라면 불은 어케 때라는 겨?!
택배 보낼 일이 있어 택배아저씨 전화했더니
어디로 보내는 거냐고 되려 안 묻던 걸 물으시네...
경기도요~ 했더니 그짝은 된단다...
그럼 어디가 안되느냐고 물었더니 암말 안 하시네..
아무래도 대구쪽인듯... ㅠㅠ
이제 슬슬 밭작물 준비를 해야겠다.
씨감자용으로 놔둔 감자박스 꺼내 선별해두고
이것저것 밭에 심을 것들 순서를 정해봐야지.
집 근처 자잘한 밭에는 주로 나물 종류를 심고 특히 산나물!!!
한번 심어두면 주구장창 잘 자라는 놈들로!!!
먼데 밭에는 감자랑 무 배추 옥수수 콩 들깨 고추 등등 심어보자.
사람 먹고사는데 밭은 그리 많이 필요없는데
우리는 밭이 너무 많아...
밭곡식을 내다 팔면 되지 하고 다들 말은 하겠지만 그거 팔아서 돈 안되여 ㅠㅠ
사람 골만 먹고...
그래서 큰농사 짓는 사람들은 자잘한 밭농사일 안 혀!
산녀보고도 밭농사 하지 말라고 몸만 골병든다고 다들 한소리 하는걸...
그렇다고 밭을 묵히자니 그것도 못 할일이고 일을 하자니 일손이 없고...
산골 이웃들은 다들 나무를 심어버리더라구...
그려서 우리도 산밭에 나무를 좀 심을겨...
내일 묘목들이 대거 들이닥칠겨...
우리 몸 알아서 할 수 있는만치만 농사일 하고
나머지는 못햐!!! 사람이 살아야하지않겄어~ 안그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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