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비는 오는 건지 마는 건지...

산골통신 2019. 12. 17. 19:54

 

 

 

 

 

땅을 보면 젖어있어서 비가 오는구나 싶은데 막상 나가보면 우산 쓸 필요성을 못느낀다.

 

그냥 대충 모자 뒤집어쓰고 여기저기 쏘댕겼다.

마당 아기냥이들은 봉덕이랑 친구먹고 지내는지 봉덕이방석에 사이좋게 들앉아 있더라.

봉덕이가 7월생, 아기냥이들이 9월생 뭐 맞먹어도 된다 생각하나벼~

 

봉덕이가 참 순하고 착하다고 동네 소문이 났다.

산녀가 맛난 간식을 먹으라고 주면 아기냥이들 먼저 주라고 얌전히 저만치 앉아있다가

아기냥이들 먹는거 보고나서 자기도 먹더라...

봉덕이가 먹고 있는걸 아기냥이들이 막 먹겠다고 쫓아오면 뒤로 물러서서 양보를 하고 안 먹더라...

 

아기냥이들 다 먹고나면 나머지를 핥아먹기도 하고...

그래서 봉덕이 밥이랑 간식은 아기냥이들 몰래 신경써서 따로 챙겨준다.

그걸 이놈도 아는 것 같더라구 ㅎㅎ

 

지 방석에 아기냥이들이 차지하고 앉아있으면 비키라고 하지 않고

귀퉁이에 슬쩍 엉디만 걸치고 앉는다.

 

가끔 특별식으로 갓낳은 달걀을 하나씩 주는데

산녀는 이때껏 이놈이 주는족족 다 먹었는 줄 알았으...

어제오늘 보니 이때껏 여기저기 숨겨놓았던 달걀들을 하나씩 파내어

얌냠욤뇸~ 먹고 있더라구 세상에...

시방 저놈이 몇개째 먹는겨?!

 

태어난 집에서 지엄마랑 살때 굶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겨?

모를일이여~ 본능인가벼...

 

비도 뿌리고 마땅히 할 일도 별로 손이 안 가서

산 아래 냇가까지 돌고

산 위 토꾸바랑 약샘 거쳐 할매할배 산소까지 내처 걷다 왔다.

산소는 멧돼지를 막기 위해 그물망을 빙둘러 쳐놓았는데 아직까지는 피해가 없다... 다행이다...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뭐 일단은 이 정도로...  (0) 2019.12.22
총체적 난국이란 이런거...  (0) 2019.12.18
살다보니 이런 날도...  (0) 2019.12.16
메주를 쑤어 말어...  (0) 2019.12.13
전과 후 시상에나...  (0) 2019.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