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살다보니 이런 날도...

산골통신 2019. 12. 16. 09:58

 

 

 

어제그제 도시장정들이 와서 뚝딱 샤시문짝 두개를 달아주고 지붕 올릴 틀도 뚝딱 용접해줬다.

이제 지붕판만 척척 겹쳐 올리고 박기만 하면 된다.

 

참으로 오랜만에 감기가 걸려 골골대면서 집구석에 처박혀있자니...

너무 갑갑해서리...

호미들고 삽들고 바닥 평탄화 작업이랑 빗물길을 만들었다.

봉덕이도 제딴엔 돕겠다고 부지런히 땅을 파제끼더라...

저리가라 이놈아 걸리적거린다.

 

아침에 제일 처음 햇살이 들어 봉덕이도 아기냥이들도 햇살바라기하며 앉아있는 곳이다.

그곳에 큰 유리문을 두 개나 통으로 달아놨으니

앞으로 얼마나 따실까...

 

안에서 아궁이 불 피워놓고 따뜻하게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아이구야... 이런 날도 오는구나 싶네.

 

그나저나 간만에 걸린 감기 덕에 계획했던 메주도 못 쑤고 당분간 좀 쉬어야겠다.

 

마을 총회가 회관에서 오늘 있는데 안 간다고 일방 통보해버리고...

앞으로 마을일에 일절 안 나가기로 했다.

세상에 민원을 한 번도 아니고 서너번 받아보니 세상 덧정이 없어져...

같이 마을 유사를 맡아보는 아지매한테 말했다.

 

내는 이 마을에 오만정이 다 떨어져... 마을 일에 관여하거나 일을 하고 싶지않으니 마을 명부에서 빼시오.

마음도 몸도 아파서 시방 앓아누워있소!

마을 유사일은 인수한게 없으니 인계할 것도 없소!

외지인처럼 그리 살터이니 총회 회의에서 그리 말하시오.

 

라고...

 

욕을 하던 비난을 하던 맘대로 하시오.

이런 마을 내쪽에서 사양이오...

 

솔직히 말하고 나니 속이 다 션하다...

진작에 그리했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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