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추운날 일하기~

산골통신 2019. 12. 7. 20:49

 

 

 

얼음이 꽁꽁...

마당 샘가 물통도 닭집 물통도 모두 얼어붙었다.

수도도 얼어 햇살 올라오기 전까지는 물이 안 나온다.

 

주방 따신 물 한 주전자 받아가지고 마당 샘가 들냥이들 물그릇 녹여주고

금새 아기냥이들 뛰어와 홀짝 홀짝 마신다.

겨울에도 얘들 물 많이 마시네...

 

닭집 올라가 물통에 부어주니 얼음 구멍이 나면서 깨진다.

닭들은 물보다는 모이가 급했던지 산녀 뒤를 졸졸 따라댕기며 재촉한다.

닭집 안이 너르니 추운 밖엘 나갈 생각을 안하는듯...

안에서 옹기종기 흙목욕하며 놀더라.

 

아침일과가 온수 주전자 들고나가 얼은 물 녹여주기로 시작한다.

열선을 물통에 감아두면 편하다는데 닭들이 밟아대고 똥싸놓고 등등

전기선 위험하고...

뭐 아침운동삼아 하면 되니까 크게 힘들진 않다.

 

며칠 집을 비울 때 나중 돌아와서 보면 얼음 구멍을 내어 쪼아먹더라~

뭐 낮에는 녹으니까 괜찮드라구...

 

비닐하우스 온실에는 다들 잘 지낸다.

좀 꾸미고 정리정돈하고 싶은데 아직 엄두가 안 나서 대충 냅두고 있다.

평상이랑 의자도 들여놓았다.

 

꼬마비닐하우스 안에는 상추가 참 잘자라고 있다.

큰 비닐하우스 안에 꼬마비닐하우스를 들여놓으니 이중 보온 효과가 나서

한겨울에 상추 구경을 하게 생겼다 ㅎㅎ

나무꾼이 참 연하다고 끼니때마다 챙겨먹는다.

 

어제부터 아궁이 앞 공간 넓히기 공사가 들어갔다.

나무꾼이 언제고 할 계획이었는데 언제 하나 언제나 하나 미루고만 있다가

드뎌 어제 일 발동이 걸려 시작을 했다.

 

사연인즉슨 봉덕이 덕분이라해야하나...

봉덕이가 마루 밑에서 덜덜 떨면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본 나무꾼...

개집에도 안 들어가고 밖에서 저리 떠는 모습을 보고는 참 맘이 안되어하드라.

그 타이밍에 옆에서 산녀가 옆구리 쿡 찔렀지!!!

 

아궁이 앞 공간을 담을 쳐서 막으면 봉덕이도 그 안에 들어가 잘 수 있고~

아늑하니 안 춥고 좋잖여~

 

그 말 한 마디에 울 나무꾼 그만 일 발동이 걸려버렸다!!!

바로 삽을 들고 오더니 땅을 파기 시작!!!

브로크 3 팔래트 총 240장 주문하고 쌓기 시작하는데...

이틀째인 지금 반 정도 쌓았다.

우와... 산녀보다 봉덕이 위세가 더 크네 그랴...

 

마누라 겨우내 아궁이 불 때면서 좁아터지고 춥고 어쩌고 하소연한 것은 어디로 들었는고... 뭐 언제고 해줄거라고는 했지만서도 ㅋㅋㅋ

봉덕이 안 춥게 잘 수 있겠다는 말에 순식간에 공사가 팍팍 진행이 되고 있다.

 

서쪽으로 창을 하나 내고

남쪽으로 샤시문을 크게 내기로 했다.

환기 소통이 되어야 하니까 문은 많을수록 좋고~

천장도 지붕과 벽 틈이 조금 나면 냅두기로 했다.

아궁이 연기야 전기 흡출기로 굴뚝으로 잘 빠져나가니까 걱정은 없지만 그래도 유비무환!!!

 

일을 하는 내내 봉덕이는 오만참견 다 하며 근처를 얼쩡대고

아기냥이들도 호기심 폭발이라 아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혼자 보기 아까운 정경...

하루종일 시끌시끌 일했다.

 

아마 모레까지 벽체 쌓아올리고 창문틀 끼우고 샤시문 끼우고해야될거다.

지붕은 전문가가 와서 좀 봐줘야 하니까 다음주로 미루고...

 

이렇게 아궁이 앞 공사는 얼토당토않게 시작이 되었다...

산녀 생각엔 올 겨울 가기전에 되려나... 반신반의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말이지...

 

봉덕아~ 고맙다!!! ㅋ

니 덕분에 산녀 편하게 되었넹!!! 그래서 선물로 개방석 싼거 하나 사줬다!

문제는 낮에는 아기냥이들이 차지해서 그게 참 거시기하지만서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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