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아궁이겸용 벽난로를 예상하고 뭐가 되든 만들어보고 싶은데
재주가 여엉 메주라 진도가 안 나간다.
언제적인가 아궁이 앞 앉아 불때는 자리가 좁아터져 칸막이를 뜯어내고 시멘트턱을 쇠망치로 깨부수고 생야단을 쳐댄 적도 있었으나
그 뒤로 또 진전이 없다...
뭐 울집 일들이 늘상 이러하다.
부창부수라고 척척 손발맞아 해주는 그런 집도 아니고
세월아 네월아 되는대로 살아간다.
무늬만 나무꾼은 이제 퇴직했다고 백수라 시간 널널하다고 뭐든 할 기세로 한참을 여유만만하더니 시방 어데가고 종무소식이다...
내년엔 아마도 더 바쁠 예정!!! 일은 똑부러지게 해내는 사람인지라 여기저기서 냅두질 않아...
내년에도 천상 산녀 혼자 이 산골을 꾸려가게 생겼다.
나무꾼덕에 봉덕이까지 식구가 불었고 아기냥이 두마리에 도시냥이 두마리에 닭들까지...
지맘내키는대로 들락날락하는 똘망이 시끄러운 투정도 받아줘야하고
어쩌다 오는 봉숙이랑 똘망이여친이랑 얼룩이랑 삼색이랑 깜장이랑 등등 밥챙겨줘가며 나름 시끌벅적 살아야지 뭐.
아이셋은 제각기 자리 찾아 정착하느라 바쁘니 자주 볼 시간 없겠고 부디 하고자하는 일 잘되길 빌고 또 빌어야지.
보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가운 존재로 거듭나겠지 뭐...
어쨌든 아궁이앞 일은 올 겨울가기 전에 해야하는데
목련나무 낙엽들 걷어내고 이런저런 잡동사니 치우고 해봐야겠다.
좁지만 그런대로 하늘막고 벽칸막이 세우고 문 하나 달면 얼추 쓸만한 공간 나오지 싶은데...
기술도 없지만 연장도 일손도 없다. 총체적인 난국이라구...
EBS 건축탐구 집 이란 다큐를 요새 한편씩 티비 다시보기로 보고 있는데 조금 잼나더라. 거기에 나오는 직접 집을 짓고 수리하는 딸둘아빠는 아주 연장창고가 대단하더라~
뭐 그러거나말거나 난 할거다.
언제는 다 갖추고 시작했나 뭐...
벽체는 샌드위치판넬 뜯어낸 중고 있으니 그거갖다가 얼기설기 맞추고
창문틀이랑 문짝도 굴러댕기는거 몇개 있으니 하나씩 달고
바닥은 브로크 갖다 한겹 깔고
문제는 천장이다...
고난도 기술을 요한다... 뭘로 마감을 해야하나...
그냥 뻥 뚫린채로 둬?!?!
뭐 건 글코~
도시장정들이건 나무꾼이건 오면 오는대로 붙잡아다 뵈줘야지!!!
내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놓고!!!
배째라 공법으루다!!!
그러면 이곳은 산녀의 쉼터겸 들냥이들의 겨울철 잠자리가 될거다.
아궁이 연기는 흡출기로 따로 빠지게끔 해뒀으니 문제가 없고
작은 원탁 하나랑 의자 두어 개 갖다놓고 차주전자와 찾잔 몇개 음 그리고 또 뭐...
아침 햇살이 올라오기 시작하는데 은근 춥다!
봉덕이는 마시라고 둔 샘가의 물은 안 마시고 꼭 방티연못 물을 찾아가 마시더라.
아기냥이들도 들냥이들도 꼭 그러더라. 그게 더 맛있나?
지금 앉아있는 흔들그네에 아기냥이 한 마리가 올라와 자고 있다. 아침햇살 들어오는 곳으로 데려다 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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