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같이 사는 식구들...

산골통신 2019. 12. 5. 10:27

 

 

 

 

 

 

 

매일 아침 잊지말고 해야하는 일들이 있다.

닭집 문 열고 물과 모이를 살펴주고 알자리 돌봐주는 일...

밤사이 산식구들 댕겨가지 않았는지...

서생원들 피해 없는지...

 

그전에 마루 문을 열면 처음 반겨주는 아이가 봉덕이다.

그뒤 기척을 느끼고 빼꼼 고개를 내미는 녀석들이 아기냥이들...

도시냥이들은 늘 잠에 취해있어 나오질 않는다. 얘들은 자기네들 움직이는 시간이 따로 있다.

도시냥이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도시 아이들이 와있을때다.

그외엔 있는듯 없는듯 지들 정해진 일과!!만 수행하고 산다.

 

봉덕이 간식으로 오리목뼈 하나 주면 어김없이 어따가 땅파고 묻기 시작한다. 마당 군데군데 봉덕이 식량저장창고일게다. 온통 구멍을 파놔서 지뢰밟지 않으려면 잘 보고 디디고 댕겨야한다.

방금도 큰 구덩이 두 개 파놨다.

 

열나게 파고 온 봉덕이 목줄을 풀어주고 엉디를 한번 툭 치면~ 쏜살같이 튀어나간다.

백미터 달리기 시작이다.

동네 민원 들어오면 안 되니까 사람이 지켜보고 관리할 수 있을때만 풀어준다.

이럴때면 영국의 동네마다 있는 드넓은 지평선이 보이는 공원이 생각난다. 어찌할 수 없이 그건 참 부럽고 또 부럽다...

 

아기냥이들~ 샘가 물그릇 물이 얼어 그 조그만 입으로 핥아 먹어 얼음구멍이 조금 났더라.

툭 쳐서 얼음을 깨주니 얼른 달려와 할짝할짝 물을 마신다.

그래도 두 마리라 서로 의지하며 잘 논다.

 

닭집은 늘 여전하다.

날이 추우니 문을 열어줘도 잘 안 나가고 안에서만 놀려고 하더라.

아직 서열쌈이 시작이 안 되고 기존 서열이 유지가 되는지 시끄럽지 않게 살고 있더라.

내년 봄에 어마무시한 쌈이 일어나지싶다.

그때가서 상황 보기로 하고 일단 관망세...

 

저 위 알 사진에 알 두 개 중 하나는 가짜 알이다.

만져보기 전엔 구분이 좀 힘들다.

가짜 알을 놔둔 후로 아무데나 알 낳는 일이 없어져서 좋다.

다만 가짜알을 착각하고 자기알인양 품으려고 해서 그게 좀 골치...

백날 품어봤자 소용없는 일을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암탉 두 마리가 기를 쓰고 품으려고 해서 아침저녁으로 내쫓느라 애묵었다.

하여간 닭대가리 어디 안간다니까...

 

날이 춥다.

 

김장김치가 맛나게 되어서 요새 무 배추만 먹고 산다.

동치미랑 달랑무랑 시레기랑

파김치 갓김치 고들빼기 깻잎장아찌에

그냥 김치만 꺼내놔도 밥상 그득이다.

 

거기에 고추부각 한접시 튀겨놓고

무 두둑히 깔고 고등어찜하고

두부 조림에 달걀부침에

그러면 되었지 뭐...

 

나무꾼이 간만에 오더니만 일하러 가잔다.

일하기 싫은 산녀를 또 끌고 갈 참이다.

산녀 페이스대로 일하면 널널하게 하고싶은대로 해서 문제 없는데

나무꾼 페이스대로 일을 하자면 하루죙일 일독이다.

 

하는 수없이 툴툴 나가긴 하는데

그간 힘모자라 못했던 일들을 왕창 몰아서 시킬거다!!!

두고보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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