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소꿉장난같은...

산골통신 2019. 11. 20. 13:17

 

 

 

 

 

나만의 온실 만들기...

 

텃밭 가장자리에 오래된 비닐하우스 골조가 서있었다.

사연많고 역사가 나름 깊은...

 

생전 울 할매가 사정없이 꽂아버린 골조들이라 엉성하고 삐뚤빼뚤 엉망진창인 그런 비닐하우스다.

비닐을 이삼년마다 새로 갈아주어야 제구실을 할 수 있는데 어느해부터인가 안 쓰우고 내버려둔채 그냥 밭으로만 쓰고 있었더랬다.

할매 가신 뒤로는 뭐든 엉망이고 제구실 하는 거라곤 뭐 별로...

 

그 골조만 앙상하게 남은 걸 이번에 비닐을 씌웠다.

월동작물이나 온실용으로 쓰려고

무도 뽑아서 구덩이 파서 저장하고

배추도 곧 들어올거다.

 

연화분 열개도 영차영차 들여놨고

이런저런 잡동사니 화분들도 죄다 들여놨다.

 

집둘레에 지들맘대로 쳐들어와 자라고 있는 애기단풍 4그루도 파옮겨 화분에 심어두고

진달래 두 그루도 수생식물 담은 수반 두개도 들여놨다.

 

하우스가 있으면 이모저모 쓸모가 많다.

노지보다 먼저 씨앗모종을 할 수 있고 추위타는 꽃들 월동시킬 수 있고

애기범부채가 월동을 못한다해서 들여놨더니

새싹들이 우후죽순 돋아나더라.

아이리스 꽃창포 붓꽃 종류들은 진작에 산밭 연못 둘레에 줄줄이 둘러쳐 심어두었다.

 

수련도 이리로 옮겨둘까 궁리중이다.

대충 비닐로 몇겹 씌워뒀는데 괜찮을라나...

 

저짝 남녘 고흥에는 그냥 노지에서 월동시킨다고 왜 덮어두냐고 그러더라...

깊이가 얕은 연못 물고기들도 그냥 둔다고... 세상에...

 

이짝은 산골짝이라 추워요 ㅠㅠㅠ

몇번 얼어죽인 뒤로 온실 욕심이 무럭무럭 자라

기어이 비닐하우스일따나 만들었다...

뭐 겉으로 초라하면 어뗘...

내 실속만 차리면 되지 ㅎㅎㅎ

 

탁자랑 의자랑도 갖다놓고 올겨울 낮 따스한 햇살 받으며 내맘대로 즐겨야지!!!

나름 꾸미는 능력이 있으면 좋으련만... 재주가 메주라...

여엉 신통찮다...

대충 살아야지!!!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막바지 가을걷이  (0) 2019.12.01
많은 일들을 막막 해치우고 난...  (0) 2019.11.26
마당 그득 낙엽...  (0) 2019.11.11
보기드문 아이들을...  (0) 2019.11.01
졸지에 앓던 이를 빼다...  (0) 2019.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