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그친 뒤 서둘러 옥수수밭으로 갔다.
벌써 수염이 꺼멓게 시들어 말라있더만...
옥수수는 수확시기가 늦으면 말라버려서 아무리 쪄도 딱딱해...
따는 시기를 잘 맞춰야 하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비 그치거든 합세~ 했더니 좀 늦었다.
나무꾼이랑 둘이 우선 먹을 것먼 두 바구니 그득 따와서
큰 찜솥에 넣고 쪘다.
소금 조금 설탕 조금 넣고
뭐 안 넣어도 천연 옥수수맛이 나서 괜찮은데 이번엔 좀 넣고 쪄봤다.
점심으로 옥수수 몇 개 먹고 남은 건 일일이 알을 까서 냉동해놓을거다.
그러면 일식 횟집에 나오는 콘치즈나 옥수수마요네즈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
볶음밥이나 부치개에 넣어도 되고 이모저모 쓸모가 좋다.
첨엔 알까는 걸 잘 못해서 손으로 일일이 하다가
인터넷 검색해보니 젓가락 포크 숫가락 등등 도구를 이용하란다 ㅎㅎ
역쉬~ 죽으란 법은 없으~ ㅋㅋ
젓가락 포크 숫가락 다 해보고나서 가장 쉽고 빠른 게 숫가락!!!
금새 한솥 다 깠다.
비가 그치자마자 폭염이다.
뭐 요새는 날씨가 이거 아니면 저거니... 극과 극을 달린다.
잠깐 일하고 왔는데 옷은 땀에 흠뻑~
어정 칠월 건들 팔월 동동구월이라는 옛말에 맞게
음력 7월이 되어가는 요즈음은 그냥 여기저기 어정어정 거리며 긁적이고만다.
딱히 애써 할 일이 없는 탓이다.
날 더우면 옥수수쪄먹고 수박 깨먹고
날 궂으면 날궂이 정구지적이나 꿔먹고~
비 온 뒤 차이브싹이 우후죽순이라는 말이 딱 맞게 마구 돋았다.
뿌린대로 다 난듯~
화분에 저정도고 맨밭에 뿌린 곳에는 아예 들이부운듯 다 났다.
이제 잘 키워서 차이브꽃길을 만들거다.
한참을 뭘 할까 어정어정거리다가 곰취 곤드레밭으로 가서 곤드레를 낫으로 좀 쳐줬다.
그래야 꽃이 안 피고 씨를 받을 일이 없으니
그리고 구석구석 자라는 곰취들에게 방해가 안되게끔
곤드레 대궁들을 시원스레 쳐줬다.
그러다가 벌에 세 방 쏘였다.
윗입술에 한 방 턱에 한 방 목덜미에 한 방~ 에라이~
며칠 전엔 오른팔에 한 방 쏘였는데 팔토시 위로 쏘아서 덜 붓고 덜 가렵더라.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습기 가득찬 나날... (0) | 2019.07.26 |
---|---|
비가 하루종일~ (0) | 2019.07.25 |
꽃들이 위로를... (0) | 2019.07.19 |
옮겨심기는 쪼그리고 앉아 해야... (0) | 2019.07.18 |
난초 상사화 한 송이... (0) | 2019.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