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샘이 말씀하셨지.
쪼그리고 앉아 일하지 말라고...
하이고 샘요~
농사꾼이 쪼그리고 앉아 일하지 않으면 그건 농사를 하지 말라는 건데요...
서서 할 수 있는 일들도 많긴 하다.
그리고 서서 하게끔 방식을 바꿔 할 수도 있고...
옥수수나 고추등등 모종 기계가 나와서 서서 할 수 있다마는...
대규모 농장이나 그리하지 원~ 우리같은 텃밭 농사에...
밭에 모종들을 옮겨 심어야 하는데 그것도 실같은 대파와 정구지싹을...
기계로 할 수 있거나 서서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란 말이지...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산녀는 쪼그리고 앉아 호미로 고랑 그려 정구지 모종을 해야한다.
어제는 대파랑 조선파를 모종했고
오늘은 정구지싹을 소쿠리에 하나 그득 캐담아갖고 밭에 심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첨에는 엄두가 안 나 한참을 서서 궁리하고 또 궁리하고...
하다보면 일은 되어가고...
조선파는 모두 캐서 그 자리에 다시 고랑을 만들어 묻었다.
남은 것은 닭집 앞 밭에 세 고랑 갖다 심고
이제 정구지싹들을 캐옮겨야 하는데
실같아서 손가락으로 잡히지가 않는다.
올 봄에 씨 파종을 해서 제법 자란 애들인데 옮겨심지 않으면 키가 안 자라고 굵기도 별로고 션찮아진다.
모두 소쿠리에 캐담아 닭집 앞 밭 대파 심은 옆에 줄줄이 네 고랑 심었다.
제법 양이 많아 어둡기 전에 끝낸다고 했는데 소쿠리에 반이 남았다.
내일 식전에 마저 하면 다 하겠네~
얘들이 비를 좀 맞은 뒤 뿌리를 실하게 내리면 웃거름을 듬뿍 줘야지.
사실 대파나 정구지나 내 먹을 것만 하면 저리 많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집엔 객식구들이 많아 조금 했다간 금새 거덜나므로 ㅎㅎ
한 서너집~ 대여섯 집 나눠먹을 양을 심어야 넉넉하다.
이번 주말 오실 손님 밥상거리를 장만해야하는데
여름철에는 반찬거리가 만만찮다.
텃밭 귀퉁이에 안 뽑고 냅둔 비름나물 뜯어와서 된장고추장 참기름에 무쳐내고
상추랑 들깻잎이랑 각종 쌈채소 있으니 그거랑 고기 궈먹고
가지찜 조금 하고 오이무침하고
정구지콩가루찜을 하면 좋은데 콩가루가 다 떨어졌네...
방앗간에 가져가서 빻아와야지.
콩이 좀 있으니 냉콩국수로 한끼 내갈까~
내일 낮에 콩물이나 만들어놔야겠네.
들깻잎 호박 양파 감자 고추 정구지 등등 넣어 부치개 좀 굽고
닭은 잡을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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