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엔 늘 사람들이 온다.
주말에는 대체로 손님 한둘쯤은 있다...
지난 주말에는 두 팀이 일정이 겹쳐 열댓명이 바글바글~
난리도 아주 그런 난리도 없었더랬다.
이유는 지지난주에 오기로 한 팀이 비가 많이 온다는 이유로 지난주로 연기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지난주말에도 기존 예약된?! 팀이 있어서 일정 조율을 해봤으나 도시사람들 바쁜지라 한 사람이 되면 다른 사람이 안 되고 등등 해서 조율이 안 된채로
서로 생면부지인 두 팀이 그냥 따로 또 같이 한 집에서 지내기로 합의!!!
주방딸린 웃채에서 음식을 만들어 마당을 가로질러 아랫채로 날라야 하는 일은 폭염 날씨에 진짜 고역이었지만...
그래도 웃으며 즐겁게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분들이 좋은 사람들이었고 반가운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몇달 몇년을 별러 우리 집을 찾아와 준 사람들이어서 마음 다해 대접을 했고 잘 드시고 잘 일하고 잘 쉬다 가셨다...
별거없는 산골 나물반찬 몇가지에 토종닭 백숙 뿐인 상차림이었지만
맛나게 드셔주고 참 잘 먹었다! 해주시니 얼마나 고맙던지...
비록 닭 4마리 잡느라 애먹었고 하루종일 음식하느라 녹초가 되었지만
사람 집에 사람이 와야 훈기가 있다! 라는 울 할매 말씀 귀담아 듣고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붙잡지 않는 쿨한 자세로
사람을 맞이하고 배웅한다...
그리고 또하나...
오는 사람 반갑고 가는 사람 더 반갑다는 무쟈게 쿨쿨 쏘 쿨한 자세로 ㅋㅋㅋ
내는 솔직한 거 빼면 암것도 없다...
친구들이 간혹 묻는다...
가고 싶은데 너 힘들게 할까봐 미안타...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나 힘들면 힘든대로 바쁘면 바쁜대로
니들 편하게 있다 가거라...
먹을 건 텃밭에 있는 게 다다!
우리가 뭐 먹을게 없어 굶는 세상에 사는 것도 아니니 우리 편하게 살자!!! 내가 바쁘고 힘들면 같이 일하고 먹을 것도 니들이 찾아 해묵어!
그리고 나눠줄게 있으면 막 퍼주고
없으면 말고
이번 온 친구들은 타이밍이 좋아서 이것저것 잘 챙겨줬다.
내는 성질이 지랄맞아 받는 건 별루고(뭐 주면 좋긴 하지 ㅋㅋ)
주는 걸 좋아라 한다.
줄게 있으면 막 신난다...
이거 줄까? 저거 가져갈래?
그러다 줄게 없으면 시무룩... 쩝...
기운이 안 난다 ... 중증이다...
시끌벅적 손님들 다 가시고 조용히 쉬고 있다.
내 몸 내 알아서 챙겨야지...
오늘 아침 다녀가신 손님 중 한 분이
참 좋았다고
여운이 많이 남는 하루였다고...
고맙다고 많이 많이 생각날거라고...
인사 전화가 왔다...
그리고 또 한분은 이런 밥상은 20여 년 전에 먹어보고 처음이라고...
가만히 미소짓는다...
그러면 됐지 뭐...
참 다행이야... 참 좋은 일이야...
사실 두 팀 열댓명이 한날한시에 들이닥친다고 했을 때는 기맥히고 당황해서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닥치는대로 해치우고 나니 기진맥진...
그날 저녁 배웅 다 하고 난 뒤
션한 맥주 한잔 하고 그대로 뻗어버렸다... ㅋㅋㅋ
사실 힘들지... 힘 안 드는 게 어딨어...
그치만 해야 할 일이고 할 수 있고 하고싶고 그러니 하는 거지...
오늘도 텃밭 농사 열심히 짓는다...
다음 주 올 손님들 나눠줄 게 뭐뭐 있나 찾아본다...
많이들 기대를 할텐데...
이 친구들은 한달에 한번씩은 꼭 오고 싶어했는데 어찌된게 일년에 한번꼴로 밖에 못 온다.
우리집 옆에 살면 굶을 일은 없겠다고 다들 웃으며 말하곤 한다. 전쟁나면 울집으로 피난 와야 한다고...
그러면서 빈집 빈터 없느냐고 묻는다.
있어도 못 올 사람들이 참내...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동네 땅이야 많지... 돈만 많이 주면 사지~
그치만 이 산골 동네 인심 안 좋아...
시골 인심이나 도시 인심이나 매한가지고 어쩌다 이해관계 부딧치면 살벌해...
환상 품지 말고 엄한 착각하지 말고 그냥 다니러 놀러나 오셔!!! 라고...
그나저나 역시 옛말 하나 그른 것 없다!
오는 손님 반갑고
가는 손님 더 반갑다 !!! ㅋㅋㅋㅋㅋㅋㅋ
여름 손님은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손님치르기가 끝나고...
한가로이 뒹굴뒹굴 푹 쉬니 참 좋네!!!
*글을 너무 철없이 썼나 잠시 고민하다가 솔직한 이야기라 그냥 올립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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