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솔숲너머 야생초밭...

산골통신 2009. 7. 3. 12:25
아마 그곳은 풀로 뒤덮여있을꺼다.
아무리 풀에 강한 아이들이라 해도 그 무지막지한 풀의 기세에
살아남느라 니들이 고생이 많다.

아마도 아마도...
두메부추는 키는 작아도 꿋꿋이 자라고 있을꺼고.
산마늘은 풀 속이던 아니던 갸는 상관 안 하더라마는~~
개미취도 글코.. 삼나물과 전호는 그럭저럭 나름대로 살고...
함박꽃은 야생이니까 원래 힘이 좋을꺼고~
더덕은 어떨까~
참취는 풀 속에서 못 살더라~
초롱꽃도 얘도 약하던데...
미역취는 좀 센거 같고.
참나물은 징그럽게 억세고~ 얘는 물기가 적당히 많은 곳에서는 참 잘자라...
마른 땅에서는 땅바닥에 딱붙어 기더라구~
정구지는 키 몇배가 되는 풀 속에서도 같이 키재기하면서 자라는데 감탄 또 감탄... 존경!
늘 연한 텃밭의 정구지만 베어먹다가 야생으로 돌아간 정구지의 맛과 향을 즐기면서 먹게 되어 행복하더라...

올봄에 으름과 다래는 꽃이 열심히 피더만 올해는 열매가 안 달리려나봐...
오미자도 겨우겨우 살아붙고...
거름줄 때 갸들을 아차 까먹고 안 주는 바람에...
직접 내가 했어야 했는데 남을 시키니까 그렇지~ 에구...

불루베리인줄 알고 심었던 덩굴들이 천지사방으로 뻗어나가 열매가 엄청나게 맺었는데
어느날 인터넷에서 불루베리 열매 사진을 보고서~ 얼레? 이거 아니잖아?
대체? 우리가 뭘 심은 거지??? 얘 뭐야??? 누구야 너?
이건 숙제다. 에구궁...

애초에 심기는 체리랑 마가목이랑 불루베리랑 복분자랑 심었는데 말이지...
이제와서는 뭐가 먼지 하나도 모르겠더라~ 복분자는 일찌감치 사망했는지 안 뵈고~ ㅠㅠ
무식이 하늘을 찔러...
수목원에서 엉뚱한거 준거 아닐까~ 그리 짐작하고 있다.

올 가을... 야생초밭 아이들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야겠어.
땅이 팍팍해서 갸들이 살기엔 적당하지 않은거 같아.
땅은 많으나 땅이 없어~ 참 애먹는다.

뭐든 집 가까운 곳에 있어야 오며가며 손돌봐주지~
야생초밭은 너무 멀어 자꾸만 자꾸만 게을러진다.

창앞에 심은 옥수수는 이제 창을 가려버렸다.
마늘 양파는 진작에 캐서 매달았고~ 콩밭 깨밭 땅콩밭 파밭 맬일이 뜨겁고 덥다.
감자는 캘 때를 자꾸만 기다리고 있고 들깨모종과 배추모종은 언제 하려나...

풀들의 기세도 등등하고...
낫하고 예초기 들고 한바탕 집 주변을 돌아봐야겠다.

장마 본격적으로 오기 전에 풀을 한번 잡았어야 했는데 늦었다.
이번주 가기 전에 손봐야지.

요샌 뭐든 때를 놓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