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정글로 변해버린 마당.

산골통신 2009. 7. 6. 11:28

에혀~  무슨 말을 하랴~

집 쥔장의 게으름을 탓할밖에~

풀들이 기세등등~ 잇는 힘껏 자라고 있는 동안에

한눈 팔고 딴짓거리 해댄 내 탓을 해야겠지.

 

인생무상이라~ 인생만 무상하더냐~

저 풀들도 무상하니~  온전히 자라지 않고 가만 있을꺼더냐~

비도 찔끔찔끔 오고 햇살도 눈부시고~ 바람 살랑살랑 불어대니~

어찌 안 자라고 버틸소냐~

 

오직 인간만이 그걸 원망하고 탓하고 아우성이라...

곡식은 자라길 원하고~ 풀은 잘 자라는 것을 뭐라 하니.

오직 인간만이 한없이 이기적인 동물인기라.

 

할매 땅바닥에 기어다니며 들깨 모종하고 콩밭 메고 콩모종하고 하실 동안에

선녀와 나무꾼은 매실밭에서 풀 깎느라 하루해를 다 보냈다.

 

잠시 참 준비하고 점심 준비할 참에 내려와 상차려놓고 기다릴 동안에

디카를 들고 십여 분 돌아다녔나.

마당 한 바퀴 돌고 밭으로 가려는 순간~

건전지 빨간불~ 띠옹...

이럴까봐 충전시켜둔 여분 건전지는 불통이고~ 먼일이여...

 

 

마루에서 내다본 마당은 그야말로 정글이더라.

보온덮개로 덮인 곳만 말짱?하고   나머지는 풀세상~~ ㅠㅠ

 

 

건넌방에서 내다본 풍경은 하늘높이 솟아있는 옥수수...  부쩍 자랐지.

지난주만 해도 꼬맹이 키보다 작았는데. 이젠 내키보다 크다.

꼬맹이 옥수수 언제 익느냐고~

이제 빠진 이빨 났으니  옥수수 잘 먹을 수 있단다~ ㅎㅎㅎ

 

 

 

참나리꽃과 꽃범의 꼬리가 창앞을 가로막았다. 완전 뒤덮었어.

나리꽃의 그 강렬한 주홍빛깔과 눈부시게 하얀 꽃범의 꼬리가 필작시면...

꽃동산이 따로없지.

 

 

벌개미취가 이리 번식률이 좋은 줄 알았더면 마당에 안 심고 밭둑에 심는 것을~~

이제와 후회해본들~ 소용없고 올 가을이나 내년 봄에 옮겨심어야겠지.

소나무는 완전히 벌개미취한테 포위되었다.  원래 이 자리는 솔패랭이와 향패랭이 그냥패랭이 차지였는데

이넘이 쳐들어오는 바람에 패랭이 식구들 몽땅 배롱나무 밑으로 이사를 가야했다나~

이넘들 쳐들어오면 남아나는 꽃들이 없더라고. 시상에... 진짜 단 한포기만 심었었는데 말이지...

 

 

 여기가 샘가다. 수돗가인데~~    머구가 쳐들어오고 돌단풍이 번지면서 아주아주 좁아져버렸다.

돌 빨래판은 돌공장 일하러 다니는 아는 이가 두개 만들어줬는데. 한 개는 그만 이 말썽꾸러기 선녀가 깨먹고 하나 남아있다~ ㅎㅎㅎ

 접시꽃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키재기 하다가 와자자 자빠졌겠다.

나무꾼하고 둘이서 영차 영차 붙들어 일으켜 지줏대를 해줬다. 그래도 휘청 휘청  아주 난리다.

왜 하필 여기다 싹을 틔워서 말이지... 담장가로 진작 옮길껄~ 이또한 쥔장 탓을 해야지 별 수 없다.

내년엔 싹 틀때마다 벽쪽으로 옮겨줘야겠으~~

 마당꼬라지 풀꼬라지~~  그나마 나무꾼이 예초기로 한번 해준거다.  들쑥날쑥 해놓았길래

왜 그랬냐고 깔끔하게 해주~~ 했더니. 잔디 씨앗좀 받으려고 그런다나.

저 깨진 항아리는 선녀가 깨묵은거다.  뭐하나 성하게 냅두는 것이 없으~ ㅠㅠ 반성중.

꽃범의 꼬리를 한삽 떠다 빈 자리에 심어두었더니 이지경되었다. 금새 번진다. 못말린다.

얘들 등쌀에 이사간 넘이 한둘이 아니다.

 삼잎국화다. 일명 노랑국화 키다리국화인데~

삼잎을 닮아 이름이 그렇단다.  키가 얼마나 큰지~ 담장이나 무슨 기둥 없으면 휘딱 자빠진다.

 방티를 묻어 연못을 만들어 수련을 띄웠는데~ 아주 풀 세상 되었다.

이 속에 맹꽁이 개구리 엄청많다. 해질녘이면 시끄럽다.

 벌개미취다. 소나무를 에워싸고 산다. 얘들 기세에 두손들었다.

 석류꽃이다. 참 이쁘다.  올해 석류좀 얻어먹어보겠다.

 방아.

향이 너무 진하고 독특해서 좋아하는 사람들만 먹는다.

박경리씨의 김약국의 딸들에 보면 넷재딸 용옥이가 방아잎 뜯는 장면이 나오더라.

한번 씨가 퍼지면 그 자리에 항상 해마다 난다. 따로 가꾸지 않아도. 남녘엔 어느집이나 방아 몇포기씩은 뒤뜰 구석에 있더라.

 

섬초롱꽃이 피고진다. 한참 더울때 피어나는데

올해는 꽃초밥 만들 여유도 없이 얘들을 보내게 생겼다.

술잔으로라도 써무야 되는데 말이지~~

 머구가 도랑가에 지천이다. 베어도 베어도 또 자라올라오는 얘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 소리가 절로 난다.

싹이 돋는 봄부터 가을까지 선녀한테 이쁨을 받는 애들이다.

저 잎을 폭 찌거나 데쳐 쌈싸묵으면 집나간 입맛 되돌아오는 건 문제없더라~

뇌질환 심혈관질환과 항암효과가 뛰어나다 하고~

어떤 동네에선 사흘간격으로 머구 반찬이 안 올라오면 그집 며느리 쫓겨난대매~~ ㅎㅎㅎ

 

그 옆에 살짝 보이는 애가 궁궁이다.  한포기 자라고 있다.

몇년전 단오에 궁궁이 잎사귀를 옷기서리에 꽂고 나드리하시던 여든 훨 넘으신 금동할매가 한포기 주셨다. 심어보라고.

옷장에 따로 좀약이 필요없다고~ .

 

도랑가하고 밭가장자리에 원추리가 한창이다.

참 이쁘다. 참취 대궁하고 키자랑하며 자라고 있다.

 

쪼만한 정구지 밭인데 베어도 베어도 비 한번 오면 쑥쑥 자라올라오는데

정월부터 구월까지 베어 먹을 수 있다해서 정구지란 말도 있단다.

반찬 해묵을 거 마땅 찾을때 이넘 베다 적 꿔먹으면 딴거 필요없다. 단지 막걸리가 아쉬울뿐~

 

대파밭인데 딴밭에 모종하고 남은 넘들을 걍 냄뒀더니 이지경 되었다.

며칠 지나면 제 꼴을 되찾을꺼다.

 

상추가 이제 끝물이다.

장마가 오면 다 녹는다. 대궁이 쭉쭉 뻗으면서 마지막 잎을 피워내고 있다.

대궁을 뚝 뿔개면 하얀 즙이 흘러내린다.  도시 상추에선 절대 볼 수 없는...

 

할매집 삽작거리에 절로 핀 봉숭아.

해마다 씨가 떨어져 이 자리에 난다.

꽃을 별로 안 반기는 할매도 얘들은 그냥 냅두시더라~ ㅎㅎㅎ

 

 여기서 밧데리 떨어짐~ ㅠㅠㅠㅠㅠ

이제 참 내가고 점심 차려줘야지~~ 휴식 끄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