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덥다 더워..
아침나절엔 그런대로 시원했는데.
오늘 일하긴 아주 좋다고 하늘이 돕는다고까지 했는데
나무꾼 얼굴이랑 목덜미랑 팔뚝이랑 아주 익었다 익었어~
나무꾼은 제초 칼날 조립한 관리기 끌고 선태아빠랑 공주아빠가 예초기들고
상당밭에 올라갔다.
아침 여섯시부터 일했다. 풀이 나무와 키자랑을 할 정도로 대단하더라.
그래도 일은 해야겠어서 호미를 잡는다.
콩모종 부어놓은 것이 두판 반이 남아 어따 심든 심어야겠기에 닭집 앞 풀밭 풀을 막막 잡아뽑아제꼈다.
대충 골을 기리고 콩모종을 하나하나 심어나갔다.
비가 조금이라도 온 뒤끝이라 물을 따로 안 줘도 되는지라 언넝 퍼뜩 하려고 서둘렀다.
들깨모종도 비온뒤 물 안 주고 하는 때를 맞추기 쉽지 않은지라 며칠 일을 이틀새에 다 하려고 몰아했다나.
할매 저녁마다 아구구~ 허리야.. 다리야... 입에 신음을 달고 사신다.
그래도 밭에서 일하실때는 날라댕기시니.. 알 수 없는기 인간인기라..
더덕밭은 더덕 반 풀 반.
도라지는 풀 속에서 하나하나 찾아야 할 판~
삼백초는 예초기 칼날에 다 날라가버리고.. 그 뿌리가 살아있으니 괜찮겠지 하고 넘어간다. 미안타.
우선 급한대로 들깨모종과 콩모종을 해놓고보자..
매실을 딴다고 알뜰히 땄는대도 희한하지~ 지나갈때마다 몇개씩 떨어져있어~
한번씩 나무들을 살펴볼작시면 어째이걸 안 따고 그냥 갔지? 매실 딴거 맞어? 하는 소리가
절로 날 정도로 매실이 숨어있다 불쑥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그런 매실이 벌써 몇 키로 족히 되어 유리 항아리로 두개나 매실청을 담아두었다.
매실이 노랗게 익어 아주 먹음직~???? 허나 한입 깨물면 오만상 다찌푸려진다. 에구 셔...
어느 누구는 살구인줄 알고 깨물어 먹었다가 혼쭐 났단다~ 거 잘되었다~ 우리집에 뭐 심었나 다 조사하고 다니는 넘이다.
세사람이 기계갖고 덤비니 한나절만에 상당밭 풀은 다 베었고
점심먹고 잠시 쉰 다음 뒷골밭 다 베었다. 오후 여섯시에 다끝났다.
날이 막판에 안 뜨거웠으면 좀 수월했을껀데...
다들 더워 애먹었다.
맥주 서너병과 수박 큰거 한통 다 깨묵어야 했다.
그래도 관리기가 한몫했다. 새로 산 관리기에 칼날을 조립하려고보니 떼내는 것도 힘들고
붙이는것도 번거롭더라~ 해서 헌걸로 했다. 시간 있을때 다시 조립해봐야지.
농기계 조립하는 거 엄청 힘들더라.
오랜만에 숲너머 야생초밭엘 가보이... 풀세상이라.
하 기막혀.. 한참을 서있었다.
얘들을 시간내 관리해줄 수도 없고 대책이 없다. 현재로선.
올 가을에 다른 곳으로 옮겨심는 수밖에~ 아무래도 집 가까운 곳으로..
며칠전 블루베리인 줄 알고 열매 익어가는 모습을 관찰해오던 넘은 복분자로 판명~ ㅋㅋㅋ
이 무식이라니... 사망한 줄 알았던 애는 블루베리였어...
그간 둘을 바꿔 생각해왔던 거였지비... 이래서 무식하면 고생이여.
마가목 두 그루 살아남았고 체리 나무 한 그루 살아남았고...
복분자가 겁도 없이 땅을 제일 많이 차지하고 덤불 덤불 번져나가고 있더라.
열매가 알아볼 수 있게 달렸는데 엄청 많이 달렸더라.
이넘으로 술담궈야지.
날이 가물어 야생초들은 힘을 못 쓰고 풀만 지천으로 깔려있더라.
잡풀은 어찌 그리 잘 자랄까. 미스테리다.
밭 가장자리에 심은 복숭아 가지가 휠 정도로 달렸는데 산돼지란 넘이 한번 타넘었는가보더라.
아직 풋복숭아인데 다음주는 가야 익을껀데... 산돼지란 넘이 기다려줄까나...
자두도 산돼지가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듯하고 들쥐들도 떨어진 넘들을 갉아먹더라. 다람쥐인가?
항상 벌레들이 먼저 시식을 하는 지라 우리 인간들 차지는 몇개 안 되지 싶다.
덜 딴 매실이 노랗고 발갛게 익어 마치 살구처럼 이쁘더라.
그걸 옷섶에 하나하나 따담다보니 금새 한 봉지가 되던걸.
노랗게 익은 황매를 약에 쓴다나.
이넘들만 따로 담아놓았다. 맛이 어떤지 청매하고 비교해봐야지.
한여름 매실밭은 열기가 가득하다.
땀 한 바가지 물 한 바가지...
살구가 꽃핀 것처럼 달려있다.
올봄에 나무꾼하고 할매가 번갈아가며 너 안 달리면 베어버릴꺼라고 구박을 했다나
그래 그런지는 모르는데~ 아주 엄청 달렸더라구.
떨어지는 넘들만 하루에 한 바가지씩~
먹을 수 있는 넘은 먹고 나머지는 닭한테 갖다주는데 갸들은 씨만 남기고 다 쪼아먹더라.
너무 맛있어 일하다 말고 살구나무 아래 주저앉아 몇개씩 먹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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