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에 풀이 이렇게 안 난다면 개나 소나 농사 짓겠다고 덤빌꺼다."
오늘 언덕밭에서 풀을 캐시다가 부애가 나신 할매 한말씸하셨다.
논에는 당장 해야할 일이 얼추 끝났으니 밭으로 눈을 돌려 한바퀴 돌았다.
오메... 잡것! 언제 이렇게 풀이 자랐노.
올 봄들어 두 번이나 김을 매줬는데 말이지. 뉘 매줬다 말을 못 하겠다.
명아주 나생이 들나생이 독새풀 참비름 쇠비름 피 까마중 하얀민들레
망초 바랭이 제비꽃 메꽃 닭의장풀(명주풀) 소먹이덤불(환삼덩굴) 바부쟁이 지챙이...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풀들이... 더러는 이름을 알고 더러는 모르는...
그런 풀들이 꽉 들어찼다.
언덕밭에는 고추 키우는 비닐하우스와 딸기밭 정구지밭이 있는데
풀들이 무성해 이기 딸기밭인지 정구지밭인지... 뭐가 심거져 있는지 첨보는 사람은
알 수 없게 되었다나...
한동안 논으로 먼데 밭으로만 돌아댕기니... 정작 집옆에 있는 언덕밭에는
어쩌다 눈길 주지 믿거라 하고 안 딜다 봤단 말이다...
비 두어 번 온 뒤 이렇게 정글처럼 변해버리다니... 놀랬다.
뒷골밭으로 가서 콩심은 밭고랑 헤집을까...
언덕밭 작심하고 풀을 캘까...
한참을 고심을 하다가...
에라~ 가까운 이곳부터 잡자 싶어 호미들고 올라갔다.
정구지밭부터 시작하니... 풀 등쌀에 정구지가 오데 붙어있는지 뵈지도 않더라.
풀인갑다 하고 호미질을 해대면 정구지가 파제껴나가고~ ㅠㅠ
한참을 풀을 캐서 뒤로 던지다보이~ 내 뒤에 풀산이 만들어진다.
할매 올라오셔서 풀을 캐시는데...
이렇게 풀이 좋냐 그래.. 내 두 번이나 메줬구만~
귀신 곡할 노릇이네...
풀 세상이여~ 풀 세상.
풀이 세상에 없다면 농사 아무나 짓겠다고 할꺼다. 암~
인간들 놀고먹지말고 게으르지 말라고 풀을 내놨는가부다.
징그럽다.
한고랑씩 맡아 한참을 캐고 있는데 이노무 고양이... 강냉이여사~
쪼차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아웅거리네...
호미질 하는 바로 앞에 발라당 드러누워서 호미질을 방해한다.
이년아 저리 안 가~~~ 흙을 마구 끼얹는다.
그래도 좋단다... 같이 놀잔다.
호미질 한번에 고양이 한번 집어던지고~ 또 호미질하고... ㅠㅠ
이 밭에는 하얀민들레가 많다.
가운데 속만 약간 노랗고 몽땅 하얗다.
이거 약이 된다고 이웃들이 탐을 내는데...
어느해 지나가는 나그네가... 집찾아와
호미좀 빌려주소~~ 저기 하얀민들레가 있는데... 좀 캐가도 되겠소.
우리는 집 둘레고 논이고 밭이고 간에 제초제를 안 쓰니까.
이웃들이 그걸 알고는 너도나도 와서 민들레고 냉이고... 익모초고 막 캐간다.
이웃들은 요새 한참 약통 짊어지고 살거든.
절대 밭고랑 호미질 안 한다. 제초제를 싹싹 쳐버리고 돌아서버린다.
무서울 정도다.
아침저녁으로 오며가며 보는 사람들 모두 약통을 짊어지고 다닌다.
다른 사람 논둑 밭둑 밭고랑엔 누렇다... 풀들이 죽어서...
우리 밭고랑 논둑 밭둑은 시퍼렇다... 풀들이 제세상 만나서...
사람들... 그래놓고 냉이 캘 철 되면 몽땅 울집 밭으로 몰려든다. ㅠㅠㅠ
작년 겨울 올 봄까지 아주 온동네 사람들이 싹쓰리 해갔다.
냉이는 풀약치는 곳엔 안 자라거든...
울 밭에는 온갖 나물들이 널려있다.
산밭에는 참나물 더덕 두릅 삼백초 취나물 등등
많은 나물과 야생초들이 자라고 있다.
이 풀들은 어데서 왔을까... 참 대단한 풀들...
이 조그만 언덕밭 메는데 두사람이 잠시도 못쉬고 세시간이 걸렸다.
거름은 일찌감치 뿌려놓았지~ 참깨를 심어야 하는데 못 심었지~
이젠 검정콩을 심어야지 어쩔 수 없다.
풀을 잡으려면 검정콩 심으면 좋다. 덤불이 많이 나가서 그 그늘에 풀들이 못 자라니까.
그래서 한 몇년 콩농사를 지면 그 밭 풀은 어지간히 잡을 수 있게 된다.
감꽃 떨어질 무렵에 콩을 심는다던가...
집 가까운 논둑엔 질금콩을 심고 윗밭에는 흰콩 심고... 그 밑에는 검정콩심고
팥은 작년에 많이 했으니 냅둘까...
저 아래 논둑엔 아무것도 못 심겠네~ 놀갱이 등쌀에...
풀을 다 캔다음 일일이 흙을 탈탈 털어 소한테 두어 구루마 실어다줬다.
오늘 소들이 포식하겠네~ 이따금 점심엔 짚을 안 주고 풀을 한아름씩 얹어준다.
그냥 묶여 서있는 소들이 불쌍해서...
이젠 소들도 점심엔 풀을 먹는지 아는지... 그다지 풀 달라고 소리를 안 지른다.
사람들이 소한테 풀을 안 주는 이유.
소가 풀 맛을 보면 사료와 짚을 안 먹는다고라... 갸들도 입맛이 있다고라..
갸들 원래 풀 먹는 짐승 아니겄소.
해서 우리는 점심 한끼만 풀을 주고 있다.
사실 삼시세끼 풀 해다 먹이긴 일손이 안 자래니까. 일손만 되면 온천지 깔린거이 풀인데...
사료 안 먹이지.. 짚 안 먹이지... 에혀~~~
햇살 눈 부시고 바람 살랑살랑 부는 낮...
마당 그네에 누워 한시름 잊을꺼나.
이따 저녁에 마당 풀좀 캐고.
어제 반 했으니 오늘 마저 하면 깨끔해지겠지.
봉숭아가 줄줄이 올라오고 채송화가 바닥에 딱 붙어 올라오고 있다.
섬초롱과 초롱꽃이 꽃대를 피어올리고 있고
이제 곧 섬초롱 꽃으로 꽃초밥 맹글어 먹을 수 있겠다.
꼬맹이가 이제나 저제나 그걸 기다리고 있거든.
해거름에는 뒷골밭 풀메러 가볼꺼나.
아니면 쪽파 씨 거둘꺼나...
오늘 언덕밭에서 풀을 캐시다가 부애가 나신 할매 한말씸하셨다.
논에는 당장 해야할 일이 얼추 끝났으니 밭으로 눈을 돌려 한바퀴 돌았다.
오메... 잡것! 언제 이렇게 풀이 자랐노.
올 봄들어 두 번이나 김을 매줬는데 말이지. 뉘 매줬다 말을 못 하겠다.
명아주 나생이 들나생이 독새풀 참비름 쇠비름 피 까마중 하얀민들레
망초 바랭이 제비꽃 메꽃 닭의장풀(명주풀) 소먹이덤불(환삼덩굴) 바부쟁이 지챙이...
이루 셀 수 없이 많은 풀들이... 더러는 이름을 알고 더러는 모르는...
그런 풀들이 꽉 들어찼다.
언덕밭에는 고추 키우는 비닐하우스와 딸기밭 정구지밭이 있는데
풀들이 무성해 이기 딸기밭인지 정구지밭인지... 뭐가 심거져 있는지 첨보는 사람은
알 수 없게 되었다나...
한동안 논으로 먼데 밭으로만 돌아댕기니... 정작 집옆에 있는 언덕밭에는
어쩌다 눈길 주지 믿거라 하고 안 딜다 봤단 말이다...
비 두어 번 온 뒤 이렇게 정글처럼 변해버리다니... 놀랬다.
뒷골밭으로 가서 콩심은 밭고랑 헤집을까...
언덕밭 작심하고 풀을 캘까...
한참을 고심을 하다가...
에라~ 가까운 이곳부터 잡자 싶어 호미들고 올라갔다.
정구지밭부터 시작하니... 풀 등쌀에 정구지가 오데 붙어있는지 뵈지도 않더라.
풀인갑다 하고 호미질을 해대면 정구지가 파제껴나가고~ ㅠㅠ
한참을 풀을 캐서 뒤로 던지다보이~ 내 뒤에 풀산이 만들어진다.
할매 올라오셔서 풀을 캐시는데...
이렇게 풀이 좋냐 그래.. 내 두 번이나 메줬구만~
귀신 곡할 노릇이네...
풀 세상이여~ 풀 세상.
풀이 세상에 없다면 농사 아무나 짓겠다고 할꺼다. 암~
인간들 놀고먹지말고 게으르지 말라고 풀을 내놨는가부다.
징그럽다.
한고랑씩 맡아 한참을 캐고 있는데 이노무 고양이... 강냉이여사~
쪼차와서 같이 놀아달라고 아웅거리네...
호미질 하는 바로 앞에 발라당 드러누워서 호미질을 방해한다.
이년아 저리 안 가~~~ 흙을 마구 끼얹는다.
그래도 좋단다... 같이 놀잔다.
호미질 한번에 고양이 한번 집어던지고~ 또 호미질하고... ㅠㅠ
이 밭에는 하얀민들레가 많다.
가운데 속만 약간 노랗고 몽땅 하얗다.
이거 약이 된다고 이웃들이 탐을 내는데...
어느해 지나가는 나그네가... 집찾아와
호미좀 빌려주소~~ 저기 하얀민들레가 있는데... 좀 캐가도 되겠소.
우리는 집 둘레고 논이고 밭이고 간에 제초제를 안 쓰니까.
이웃들이 그걸 알고는 너도나도 와서 민들레고 냉이고... 익모초고 막 캐간다.
이웃들은 요새 한참 약통 짊어지고 살거든.
절대 밭고랑 호미질 안 한다. 제초제를 싹싹 쳐버리고 돌아서버린다.
무서울 정도다.
아침저녁으로 오며가며 보는 사람들 모두 약통을 짊어지고 다닌다.
다른 사람 논둑 밭둑 밭고랑엔 누렇다... 풀들이 죽어서...
우리 밭고랑 논둑 밭둑은 시퍼렇다... 풀들이 제세상 만나서...
사람들... 그래놓고 냉이 캘 철 되면 몽땅 울집 밭으로 몰려든다. ㅠㅠㅠ
작년 겨울 올 봄까지 아주 온동네 사람들이 싹쓰리 해갔다.
냉이는 풀약치는 곳엔 안 자라거든...
울 밭에는 온갖 나물들이 널려있다.
산밭에는 참나물 더덕 두릅 삼백초 취나물 등등
많은 나물과 야생초들이 자라고 있다.
이 풀들은 어데서 왔을까... 참 대단한 풀들...
이 조그만 언덕밭 메는데 두사람이 잠시도 못쉬고 세시간이 걸렸다.
거름은 일찌감치 뿌려놓았지~ 참깨를 심어야 하는데 못 심었지~
이젠 검정콩을 심어야지 어쩔 수 없다.
풀을 잡으려면 검정콩 심으면 좋다. 덤불이 많이 나가서 그 그늘에 풀들이 못 자라니까.
그래서 한 몇년 콩농사를 지면 그 밭 풀은 어지간히 잡을 수 있게 된다.
감꽃 떨어질 무렵에 콩을 심는다던가...
집 가까운 논둑엔 질금콩을 심고 윗밭에는 흰콩 심고... 그 밑에는 검정콩심고
팥은 작년에 많이 했으니 냅둘까...
저 아래 논둑엔 아무것도 못 심겠네~ 놀갱이 등쌀에...
풀을 다 캔다음 일일이 흙을 탈탈 털어 소한테 두어 구루마 실어다줬다.
오늘 소들이 포식하겠네~ 이따금 점심엔 짚을 안 주고 풀을 한아름씩 얹어준다.
그냥 묶여 서있는 소들이 불쌍해서...
이젠 소들도 점심엔 풀을 먹는지 아는지... 그다지 풀 달라고 소리를 안 지른다.
사람들이 소한테 풀을 안 주는 이유.
소가 풀 맛을 보면 사료와 짚을 안 먹는다고라... 갸들도 입맛이 있다고라..
갸들 원래 풀 먹는 짐승 아니겄소.
해서 우리는 점심 한끼만 풀을 주고 있다.
사실 삼시세끼 풀 해다 먹이긴 일손이 안 자래니까. 일손만 되면 온천지 깔린거이 풀인데...
사료 안 먹이지.. 짚 안 먹이지... 에혀~~~
햇살 눈 부시고 바람 살랑살랑 부는 낮...
마당 그네에 누워 한시름 잊을꺼나.
이따 저녁에 마당 풀좀 캐고.
어제 반 했으니 오늘 마저 하면 깨끔해지겠지.
봉숭아가 줄줄이 올라오고 채송화가 바닥에 딱 붙어 올라오고 있다.
섬초롱과 초롱꽃이 꽃대를 피어올리고 있고
이제 곧 섬초롱 꽃으로 꽃초밥 맹글어 먹을 수 있겠다.
꼬맹이가 이제나 저제나 그걸 기다리고 있거든.
해거름에는 뒷골밭 풀메러 가볼꺼나.
아니면 쪽파 씨 거둘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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