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된장 담그다.

산골통신 2008. 3. 16. 21:41
올해 콩농사를 많이 안 해서리~

눈 딱감고 조금만 담았다.



지난 겨울 3말 콩을 가마솥에 불때서 쑤어

메주틀에 디뎌 새끼줄에 메주를 만들어 달았다.

할매가 불 때시고

선녀가 콩 나르고 디디고 묶어 매달고...



하루에 한말씩 세말 쑤었다.



내혼자 하는 것 같앴으면 한섬이라도 쑤어 만들련만..

거동이 불편하신 할배와 할매 편의를 봐드리느라

조금만 하기로 양보를 했다나~ ㅎㅎㅎ



한말에 메주가 열장씩 나오게 만들었다.

그렇게 짝수가 맞아야 한다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래야 한단다.

해서 아차 양 조절을 못해서 짝수가 안 된다싶으면 메주를 작게 만들어서라도

짝수를 채워야 한다네~ ㅎㅎㅎ



그렇게 메주를 쑤어 새끼줄로 매달아 꾸득꾸득하게 말린다음

군불땐 아랫목에서 푸욱~ 메주냄새 그윽????!!!하도록 띄워

살짝 살짝 바람도 쐬가며~~ 할매 특유의 노하우~

그래야 군냄새가 안 나고 향이 좋다나... 어쨌든~



그렇게 푹 띄운 메주를 남향받이 바람 잘 통하는 마루에 내놓아 말린다음

서늘한 곳에 잘 보관해두었더랬다.



고추장 한다고 메주 두개 방앗간 가서 가루 빻아서

고추장 두 항아리 담고... 엿질금 앉힌 물에다가 찹쌀넣어 팍팍 고아서 넣고 했더니

매콤달콤하게 되었다. 좀 묽게 되었나~~ 어쨌든 된것 보다는 낳지 머~ 하면서 통과.



오늘 무슨 날이라카더라~~ 달력보시고는 오늘 담아야 한다네~ 2월 9일 음력으루다 먼날이라네~

내는 그런거 잘 모르니 패스~

시키는대로 메주를 장독대로 나르고 어업조합에서 사온 소금푸대 나르고

들통 나르고 물 호스 연결하고~ 등등...

한참 힘쓰는 일 한다음...



물 한 들통에 소금 한 푸대 넣고 명아주 지팡이로 휘휘~ 저으란다.

다 녹을 때까정~ 그래야 잘 녹는다나... 그런다니 그런줄 알아야지..

하면서 팔 아프도록 저었다나...

다 녹았다 싶을때 소금물에 달걀 띄워 오백원짜리 동전만하게 뜨게끔 염도를 조정했다.



항아리에 메주 스물여덟 개를 차곡차곡 넣고

소금물 가라앉힌 것을 바가지로 떠부었다.

찰랑찰랑 할 정도로...



간장을 내 먹으려면 물장을 담가야 하는데 그러자면 된장이 맛이 없다나...

된장이 달달하게 맛이 있으려면 간장이 덜 나오게 밥장을 담아야 한다나...

올해는 간장을 따로 내었으니~

거의 밥장비슷하게 소금물을 조정해 부었다.



빨간 고추하고 까만숯하고 나중에 띄우기로 하고...

일단 다 담궈놓았다.



이제 잘 발효되기만을 기다려야지.



친구들이 된장 팔라고 물밑작업 뒷공작을 억수로 해대는데... ㅠㅠㅠ

내 팔 것 없다~~~ 올해는 농사도 많이 안 지었고~ 메주도 많이 안 쑤었고~

걍 된장 먹고프면 울 집에 놀러와서 끓여묵으려무나~~ 하면서

철판을 깔아버렸다나~ ㅠㅠㅠ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느니...

올 가을에는 어찌 일을 저질러볼까나... 싶다마는...

콩농사 시작도 하기 전에 꿈 먼저 야무지게 꾸면 안되는데...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