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겨울 눈... 그러나.

산골통신 2008. 1. 22. 11:32
에잉 이거이 머꼬?
눈은 쌓여야 맛 아잉가...
왜 내리자마자 다 녹는거여.

어제부터 오늘까지 하루죙일토록 눈은 내리는데..
쌓인 것은 엄써라... ㅠㅠㅠㅠㅠㅠㅠㅠ

얼라들은 빨간 눈썰매를 껴안고...
언제라도 뛰쳐나갈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는데...

잠꾸러기 얼라들 아침에 깨울때.

"눈 온다~~ 눈왔다~"

이카면 자동으로 눈이 떠지는 성능끝내주는 자명종이 눈인데...

이젠 신용을 잃었다카이. 우야면 좋노~

머 눈이 와서 피해가 있을 정도면 안 되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2쎈치는 쌓일만치 와도 되잖여...

왜 강원도엔 폭설이고~ 여그는 이러는겨...
불공평하잖여...

귀농을 준비할때 강원도도 쎄빠지게 돌아댕겨봤는데
그짝으로 안 가길 천만다행...
눈도 눈 나름인겨... 뭐든 적당해야하는겨... 암~

머 하여간에...
겨울 농한기에 가축돌보기 외엔 할일은 엄꼬~~
책을 높다랗게 쌓아놓고 베개삼아 자장가삼아~
읽어제끼는 일밖엔...

매실밭 전지는 나무꾼이 다 해치웠고~
거름깔기는 한달정도 있다 해도 되겠고~

아롱이는 갈비뼈만 앙상하게 남아...
새끼들 키우기에 여념이 없다.
너무 불쌍해서 오늘은 뭐라도 특식을 좀 해줘야겠다.
작은넘이 몰래몰래 돈을 모아 이넘 깡통을 사다나르는 모냥인데...
그것갖고 되겠어? 비계나 돼지껍디라도 푹푹 삶아줘야지비...
식육점에서 걍 주더라고~~~ 별미라나~

산골 살면서 별걸 다 묵어본다.
머 돼지 불알이던가? 소 불알이던가? 그런것도 먹던데????
다들 킬킬 거리면서리~ 음음...
머 별맛없더만~ 쯔비~~ 몇지름 묵어보고 손도 안 댔는디...
물컹물컹하니... 내는 허파가 낫더라 머~

귀때기도 볶아먹고 혓바닥도 볶아먹고~
하여간 인간은 못 먹는거이 없더라고...

어쨌든
아우~~
눈좀 제대로 와라~~~
이기 머냐... 차라리 이럴거면 비가 낫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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