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새해 첫날부터...

산골통신 2008. 1. 2. 11:47
새해 첫날부터

우리는 냉방에서 잤다.



집앞 전봇대 전기줄에서 무신 문제가 일어나

마그네틱???? 머 어쩌고 저쩌고 뭔가가 고장이 났더란다.



그걸 모르고 밤새 우리는 추위에 떨었고.

부랴부랴 아궁이에 불땐 방은 방은 등짝은 뜨신데 콧잔등 공기는 차가와

그예 온 식구가 감기에 걸려버렸다나.



이를 갈며 밤새 떤 다음 한전에 전화를 득달같이 하니

보일러아저씨한테 물어보란다.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네.

부랴부랴 보일러아저씨 불러제끼니 보일러아저씨~~

고맙게도 오셔서 조사를 해보시고는~

이건 한전 문제란다.



으이구... 서로 미루넹... 그라문 우짜자는겨... 내보고.



성질 팍팍내면서 한전에 전화를 걸어 이차저차~ 이러쿵 저러쿵 하니

아무리 새해 첫날이고 어쩌고 저쩌고 해도

이건 고쳐줘야 하지않겠소!!!



그제서야~ 꾸무럭꾸무럭... 한낮이 훨 넘어서 한전직원이 와서

전봇대에 올라가 고쳐주시네...



그래봤자 뭐하니~~~ 심야전기보일러라

밤새 물은 40도 이하로 식어버렸고 다음 전기가 들어올 시각은

밤 11시인데... 전기 들어오면 뭐하니~ 식어버린 물 데워질라문 하세월인데...
그때까정 계속해서 떨어야겠지비~~ ㅠㅠ

새해 첫날부터 이 무신 사단이니...

짜증은 있는대로 났고 그 여파는 얼라들이 다 받았고

아롱이와 강냉이는 눈치를 채고 눈앞에 얼쩡거리지도 않더라.



그리하여 이틀밤을 이불을 김밥말이해가며 새우잠 잤더니

온몸이 쑤시더라. 안 그래도 김장하느라고 추운데 왔다리갔다리 무거운 배추 들고 댕겼는데..
으슬으슬 몸살감기 올듯싶어... 몸을 엄청 사리고 있었구마는~ ㅠㅠ


전기보일러는 갑자기 정전이 되는 기맥힌 치명적인 단점이 있고

아궁이 불때는 방은 뜨셔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틈새를 메꿀 방법은 벽난로밖엔 없는데...

벽난로까지 설치하자니~ 참말로 서글프더라 이거지비...

어따 하냐구~ 이 좁아터진 집구석에

온갖 난방방식은 다 갖춰놓을라니.



이 한국땅이 사계절이 뚜렷해 뭐가 어쩌고 저쨌다고~

참 사람 살기 힘든 땅이지비...



해서 새해 첫날부터 궁시렁궁시렁 거리며

하루이틀 지내고 보니 스스로도 기맥혀...

올해도 요란벅적지근하게 살아내야 할 모냥이다.

내 삶이 이렇지비~ 언제는 평탄했더냐~

자조섞인 푸념을 한참 하고는...

얄미운 강냉이 한번 걷어차주고 말았다나.


이런날 내옆에 꼴미운 꼴 보이는 넘 있으면
그날 제삿날이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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