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허리가 결리다.

산골통신 2007. 11. 9. 18:04

아침부터 옆구리가 결려서

헉! 이거 맹장 아녀!!! 햇다눈~ ㅋㅋㅋ

 

그제 짚단 다 소마구에 다 들여놓고 좌악~ 뻗고

어제 양파밭 마늘밭 거름 다 내서 깔고 어쩌고 갈고 어쩌고~ 좌악~ 뻗고...

오늘 아침! 옆구리 결려서 시방까정 죽갓다.

 

해서 양파 한고랑은 결국 할매혼자 심으셔야 했다나...

무쇠팔 무쇠다리... 울 할매!  희득이네 양파도 오전내~ 심어주시더니만~

손에 발동걸리면 거칠 것이 없는 울 할매... 내친걸음에 울 양파밭도 해결해버리셨음~ ㅋㅋㅋ

 

요즘 이산 저산 따콩! 따콩~ 소리가 자꾸 난다.

멧돼지 꿩 놀갱이 토끼 잡으려고 사냥꾼들이 다닌단다.

이짝 산에서 외치는 소리~ 메아리되어 저짝 산에서 들리고...

서로서로 외쳐가며 서로의 위치를 알려가며 다니는가보다.

 

농작물에 피해가 되어 불가피하게 사냥을 하게 되는 경우 말고

취미로 사냥을 다니는 사람들은 당췌 이해를 안 하고싶다.

며칠전에는 어떤 할매가 총에 맞아 돌아가셨다는 말이 돌았다.

이정도되면 인간사냥꾼이겠네.

 

거름을 한참 내다가...

너무 힘이 들어 밭둑에 퍼질러앉아 감쪽대들고 홍시감 두개 따서 날름 먹어치웠다.

나무꾼 보면 클나니까 몰래몰래 먹느라 목 멕힐뻔 했다.

나무꾼한테는 마지막 남은 단감하나 따서 줬다.  이제 까치밥 없다~~

 

무밭에 물 주느라 한참 오르락내리락했다.

요즘 가물어 무가 알이 안 차고 노리끼리해져서

배추도 며칠동안 열심히 물을 줬더니 이제사 알이 차려고 폼을 잡는다.

 

이웃 배추밭들 한 포기당 삼천오백냥에 계약을 걸었단다.

상인들이 와서 밭떼기로 사갔단다.

 

생산지에서 삼천오백냥이면 도시 배추값은 우찌되는가? 오메~ 숨넘어가겟네.

올해 다들 김장 안 담구겠네~ 

 

마당에 뱀꽃이 불같이 피었다.  마치 장작불 불꽃같다.

창밑에 토종 노랑국화가 조금씩 피어난다.

산국은 이제 지려고 마무리중이다.

쑥부쟁이 하얀꽃이 끝물을 피워낸다.

 

뒷담 밑에 작은 제비꽃이 숨어피어있다.

쪼그리고 앉아야만 보인다.

 

이제 상추밭에 비닐을 씌우고 월동준비를 해줘야겠다.

고추밭 말목이랑 끈도 치워줘야지.

끝물고추는 달린채로 바싹 마르걸랑 따고.

 

아롱이는 남자친구가 몇번 댕겨가더니 배가 불룩해지는듯싶다.

우짜꼬... 저넘... 이제 할매인데... 늦둥이볼래...

이 겨울에 새끼낳으면 어쩔라고 그러는겨...

 

강냉이는 골방쥐하고 숨바꼭질 중이다.

지딴엔 지도 고양이라고 사냥을 제법 하는데

이제는 할매가 이뻐라하신다.

나락곳간에 골방쥐가 여엉 말썽이었거등.

 

가을이 막판이다.

봉당에 내려서면... 가을속에 들어간다.

멀리 눈 안 둘러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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