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모내기준비하느라 바쁠 때 딸기가 익는다.
그거 누가 따니?
따도 먹을 새도 없다.
천상 얼라들이 뎀벼야지. 니들 바구니갖고 가서 좀 따온나~
안 그러면 다람쥐가 다 갉아묵어~~
얼라들 바구니마다 다 갖고 가서 그득그득 따온다.
그거 일일이 꼭지 따고 다듬어 씻어 우유넣고 꿀넣고 벅벅 갈아준다.
쭉쭉~~ 소리를 내가며 먹는 얼라들...
니들 복이다~~ 이런것도. 암소리 말고 묵거라.
한참 모내기가 끝나고 물꼬만 단속하면서 한숨 돌리고 참깨밭을 돌아볼 무렵
오디가 익는다.
하지만 금새 참깨밭에서 줄창 구부리고 살아야 하는데...
그거 딸 새가 오데있노?
얼라들보고 니들이 알아서 따묵던 말던 알아서 해라~~ 하고 말았다.
내는 뽕나무 치다볼 새도 없다.
꼬맹이 늘 입가에 보랏빛으로 물들인채 돌아댕긴다.
세수는 하나마나~
오디가 우두두두~~ 발에 밟힐 무렵...
앵두가 익어간다. 오동통... 탐스럽다.
얼라들~ 오며가며 한움큼씩 따서 입에 털어넣는다.
얌마들아~ 너들만 묵지말고 내도 좀 다고~
친구들까지 불러다 따묵는다.
바구니갖고도 안 되어서 김장할때 쓰는 이따만한 소쿠리를 가져다 놓고
앵두를 딴다.
올해는 엄청나다. 다닥다닥... 틈바구니 하나 없이 매달려 가지 하나 따는데 한참 걸리드라.
한움큼 따서 입에 틀어넣고 한움큼 따서 소쿠리에 넣고~
할매가 술 담그신단다.
다 갖다 드렸다.
떡버들이 또 발갛게 익어간다.
이건 좀 떫은 맛이 나서 얼라들이 눈길도 안 주는데
올해는 해걸이를 하는지 여엉 별루 안 달렸드라. 그래서 냅뒀다.
새들이나 묵으라고~
울집 마당에 온 산골 새들이 다 집합하는 것 같다.
아침마다 얼매나 시끄러운지...
방티연못 물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쪼르르~~ 물가에 앉아서 물을 두어 모금 마시고 가는 모습이 참 이쁘다.
매실을 이제 따야한다.
자두가 자꾸자꾸 커진다.
자두나무보고 한소리 했더니 올해는 엄청 열렸다.
살구는 고목나무가 되더니 달린 거이 별로 없다. 원래 그런가?
열매들은 차례 차례 익어가는데
다 먹어내질 못한다.
귀하고 없으면 애써 찾아먹기도 하련만...'
흔하고 지천에 널려있으니 이젠 관심도 안 간다.
산길에 산뽕나무가 많던데... 오디가 그냥 떨어져 뭉개지는구나...
개복숭아도 많이 달렸던데...
옥수수가 실하게 키가 큰다.
그래도 눈이 안 간다.
다들 배가 불렀으~~~~~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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