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아이구 손구락이야...

산골통신 2007. 5. 20. 18:10

솔숲너머 야생초밭엔 먼넘의 풀이 그 지랄인지...

다 뽑지도 못하고 대충 흉내만 내고 왔는데... ㅠㅠ

 

매실나무 주변으로 돌아가며 소먹이덤불이랑 며느리밑씻개랑 덤불 올라가는 넘들만

줄기차게 뽑아제꼈다.

망초랑 쑥도 나무 가까이 있는 것들은 뽑았는데

몇번 비가 뿌린 뒤로 이넘들이 얼마나 힘이 쎄졌던지

엉덩방아를 몇번이고 찧어야했다.

호미를 들고 갔으면 좀 쉬웠으련만... 성질머리가 사나와

걍 두 손으로 후벼잡고 뽑는게 더 낫다나 모래나.

 

일단 풀이 무성해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곳만 해줬다.

나머진 낫들고 뎀벼야지.

 

큰도랑 둑이 무너져 물이 자꾸 샌다.

삽으로 흙을 파서 둑을 두둑히 만들어줬다.

개구리 올챙이 도룡뇽들이 살판났다.

 

도랑을 길게 판 뒤로는 밭위로 물이 안 고인다.

아무래도 도랑으로 스며들어가는가보다.

 

윗밭쪽 도랑가엔 야생당귀들이 엄청나다. 이넘들이 원래 여기 살던 넘들이었을까?

아님 씨앗들이 날라온걸까?

뒷골밭 도랑가에도 열댓포기 있던데...

도랑따라 떠내려온건가?

 

오전 한나절을 산밭에서 살고왔더니

온몸이 쑤신다. 손구락은 아직도 얼얼하다.

 

텃밭에 상추뜯어다 된장쌈싸서 후딱 점심먹고 그대로 뻗었다.

그동안 며칠 논일 하고 와서도 안 뻗었었는데...

긴장이 풀어진 모냥이다.

 

요 한 며칠 논에서 살았었는데...

이젠 물대서 논 삶아도 되게끔 만들어놓고 왔거등.

논둑 풀 정리하고 도구도랑 손보고~ 급기야 포크레인 아저씨 동원~~

그동안 부실했던 논둑 다 싹 고쳤다.

물이 들고나는 물꼬도 몇군데 관을 묻어 물길을 빼고

 

이젠 논에 물만 들어가면 된다.

몇번 비가 왔다고 도랑이 물이 제법 흘러간다.

이웃 윗논에서 물대고 빼는 물만 잡아도 우린 양수기 물 안 퍼도 되겠더라.

이대로 비만 한번 더 오면... 모내기 할 물은 충분할듯...

머 죽으란 벱은 없는겨~~

 

냇물 보 물을 전기요금 내지 않고 맘대로 퍼도 된다하던가?

법이 바뀌었나? 그동안은 물 퍼는거 일일이 적고 끄고 난리였더라는데...

 

무논에서 며칠 살았더니  발가락에 쥐가 나서 물장화 벗을때마다 애를 먹었다.

하긴 무논에서 안 자빠질라꼬 얼매나 발가락에 힘을 줬나몰러~ ㅋㅋㅋ

앞으론 논 말랐을때 일을 후딱후딱 해치워야지~

앞으로 게으름 부리지 말아야쥐이~ ㅋㅋㅋ

 

얼라들이 딸기를 한소쿠리 따왔다.

다람쥐들이 딸기 다 갉아묵는다고 꼬맹이가 소쿠리 들고 냉큼 뛰어가는걸

작은넘보고 따라가라고 했다. 이넘이 자꾸만 뒤로 빼는데~ 이넘도 사춘기지싶다.

 

항상 모내기철이면 딸기가 익는데...

어른들은 바빠죽어~ 딸기를 돌아볼 새가 없다.

천상 딸기는 얼라들이 따고 씻고 멕여줘야하는데...

어제 딴 딸기는 몽땅 쉐이크를 만들어 먹었다나...

 

할매할배는 작은 걸로 한접시

선녀는 쉐이크 한컵~

지들은 두컵씩~~ 으으으...

 

오늘은 한컵씩이나 돌아올까니???

 

* 요즘 마왕이 막판으로 접어들어 노심초사중이다.

먼넘의 들마가 이모냥인지... 사람을 아주 잡는다.

다음주면 끝나는데... 결말이 도무지 예상불가다.

마왕 끝나고 나면 살맛이 안 날꺼 같아 지금부터 걱정이다.

그때를 대비해 풀을 부지런히 키워놔야지~ ㅋㅋㅋ

풀아~ 너들 다 주거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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