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봄비답게~

산골통신 2007. 3. 3. 09:23

온세상이 촉촉하다.

새벽 두세시...경 툇마루에 나와 앉아있었다.

안개가 자욱하다. 비냄새 안개냄새... 흙냄새 바람냄새...

 

엇저녁에 딸내미가 후욱~~ 한가슴 들이키더니

이 냄새가 참 좋아... 라고 하더라.

 

참꽃  딱 한 송이가 피었다.

뭣할라고 저혼자 성질급하게 몽우리를 터뜨렸는지

산수유는 아기병아리닮았다.

원추리 촉이 마지 중국만화책에 나오는 중국돈처럼 돋았다.

왜 나는 이 촉을 보면서 그 중국돈그림을 떠올리는걸까? ㅋㅋㅋ

 

벌개미취 잎도 돋았다.

옥잠화촉도

섬초롱잎이 이제 고개를 쳐든다.

산마늘 잎이 푸르다.

쑥부쟁이는 이제 잎을 뜯어먹어도 좋겠다.

참나물은 뭉쳐 돋아나서 조금 더 기다려야.

 

봄이 한 보름여 당겨졌다하더니

봄나물들이 한꺼번에 막 돋는다.

 

섬개미취잎들이 검보랏빛으로 땅에 납작하게 엎드려있다.

수수꽃다리 겨울눈이 서서히 터질 준비를 하고 있다.

상사화난초는 잎이 제법 크다.

할미꽃 잎이 보송보송 털을 뒤집어쓰고 있다.

방티연못의 물고기들 봄인줄 알긴 아는가보다.

그러고보이 연잎이 돋았다.

 

머구잎들이 돋는다.

앵두나무도 멍울이 막 커진다.

황매화도 자꾸자꾸 뭔가를 맹글어내고.

기린초가 살아남았다.

산국도 자꾸 자꾸 번식을 하고

보송보송 버들강아지가 노랗게 변해간다.

매화가 오늘낼 한다.

 

봄이다.

 

정월이 채 안 지나갔는데...

다들 논갈이 다하고 밭에 거름 다 내갔다.

 

모처럼 아침에 냇길 산길을 걸어왔다.

쉬지않고 내처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