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를 심었나? 냉이 심은거 아녀?
요즘 마늘밭 양파밭 구멍뚫어주기 한판이 벌어졌다. 남한 일대 다 그럴끼다. 풀약을 치고 구멍뚫어진 비닐을 쓴 밭은 빼고.
마늘은 진작 뚫어줬고 양파밭엔 엄두를 못 내다가~ 머 이런저런 일이 겹쳐서리... 한 며칠 정신없었다.
어제사 양파밭 끝장봐야지 하고 올라갔다가 비닐안 속 사정을 딜다보이... 기맥혀~
이기 냉이씨앗을 뿌려놓았나... 머가 이리 냉이가 많노?
비닐을 확~ 걷어제꼈다. 이거 풀부터 잡아야지 양파꺼내는기 일이 아니네~ 양파가 풀속에 갇혀 안 보이네~
호미로 일일이 뽑아제끼다가~ 성질급해 걍 양손으로 잡아제꼈다. 호미가 성가시다. 앞으로 휙~ 뒤로 휙~ 풀들이 작살난다. 양파는 먼 신세고~ 풀은 먼 신세더냐~
밭마다 둘 셋이 쭈그리고 앉아 일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저집도 풀이 엥간한가보다. 비닐을 제끼는걸 보이~
한참 하고 있는데 아지매 둘이 냉이캔다며 올라오신다. 울밭에 좀 있느냐며... 낼모레 보름에 먹을거라네~ 아이구~ 우리도 캐야는데...
아지매들은 자기네밭엔 확~ 풀약을 쳐버렸다나... 언제 그 풀들을 다 뽑고 있느냐고~ 못한단다~ 징그럽단다. 에고~ 그렇다고 그 독한 풀약을... 그럼 양파가 괘안켔소??? 머 양파재배 많이 하는 곳엔 다 그렇게 한단다. 그 풀을 무신 수로 감당을 하느냐고... 그럼서 아지매들은 냉이를 캐시고 선녀는 풀을 지겹게 뽑았다.
저 멀리 이웃집 양파밭은 왜 저렇게 푸를까~ 우리 양파밭은 왜 이렇게 허열까~ 궁금했는데... 알고보이~ 그집 양파도 풀속에 묻히고 풀이 무성히 자란 거였으~ ㅋㅋㅋ
굵은 철사를 구부려 맹근 놈으로 구멍을 뚫어 양파잎을 꺼내는데 에고 이것도 재주라~ 참 안 되네... 줄기가 뚝뚝 끊어져버린다. 이리 해도 안 되고 저리 해도 안 되고 양파만 작살내고 있다 시방~
그래도 끈질기게 기술을 개발???하야~ 애를 쓴 결과 그런대로 잘 끄집어내게 되었다나...
혼자 하는 일... 신명이 안 난다. 그냥 중얼중얼... 노래도 불러가며 일을 한다. 오늘도 할매는 어지간하시면 올라오실텐데~ 안 올라오시는 걸 보이... 몸상태가 심히... 편찮으신가보다. 당신 성품에 일을 냅두고 누워있으실 분이 아닌데... 벌써 일주일 넘게 밭에를 못 올라오셨다. 달구집에도..
덕분에 요즘 선녀 일과가 두배로 늘어나버렸다.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잠시잠깐 쉴 새가 없네... 올 정초 신수를 봤을적에... 올해 무지 바빠질거라 하시더이... 진짜 바빠서 팔짝 뛴다.
집마당에서 소마구로 올라가는 언덕바지에 계단을 억지로 맹글었더이.. 자칫 발을 헛디디면~ 마당까지 데굴데굴 뒹굴어 내려오는~ 그런 불상사가 생긴단말다. 해서 공사를 벌렸다. 일 저지르는데는 부창부수라... 오늘 공사가 대충 끝났다. 비가 뿌리고 해서 비닐로 덮어놓았는데... 사후약방문이며~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 그래도 우짜냐~ 재발방지를 위해선~ ㅠㅠ
우옛거나 다 뽑은 풀들은 달구들한테 던져주고~ 냉이만 조금 캐갖고 내려왔다. 오는 길에 쪽파도 좀 뽑아오고~ 무신 반찬을 좀 맹글어야 하나...
낼모레가 보름이라... 봄비 오시는 덕에 보름달은 볼 수 있으려나~ 쥐불놀이 한다는데... 얼라들은 거기 가려고 벌써부터 발을 동동 구른다. 달집태우기를 봐야한다나...
또 어쨌거나~ 양파랑 마늘밭엔 구멍만 뚫어주고 흙은 안 끼얹었다. 이번 봄비를 푸욱~ 맞힌 다음에 해줘야지. 갸들도 물은 묵고 살아야 하덜 앉겠으?
|
'산골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골통신] 콩알텃밭과 꽃밭 (0) | 2007.03.04 |
---|---|
[산골통신] 봄비답게~ (0) | 2007.03.03 |
[산골통신] 바람부는 마늘밭 (0) | 2007.02.26 |
[산골통신] 송아지 낳다. (0) | 2007.02.25 |
[산골통신] 산골 설은... (0) | 2007.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