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통신

[산골통신] 봄비???

산골통신 2007. 2. 14. 09:07
아침부터 해거름까지 바쁘게 살았다.

과원에 올라가 과실수 전지한 곳 마다 도포제를 일일이 바르고
자두나무 전지도 조금 해주고
그러다보이~ 밭 하나 했을 뿐인데
한나절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에구 밥묵고하자~ 하고 내려와...
밥묵고 다시 올라가려했더이...

할매~ 콩 불려놓았다고 두부 하자시네~

멧돌기계가 있으니까 넘 좋다말이다.
콩을 불려 갈아 끓이기만 하문 되니까.
멧돌로 해봐라~ 하루왼종일 멧돌 갈고 치워야한단말다.
에구에구~ 팔 다리 어깨 허리야~ 에구 삭신이야...
내 그짓거리 다신 안 한다말다.

누가 멧돌 어처구니 마주잡고 돌리는 광경을 보기좋다햇는고~
어느 마음삔 넘이여!!!

하여간에 금새 콩을 갈아서 가마솥에 넣고 끓인다.
할매는 불을 지피시고
선녀는 부뚜막위에 올라가 바가지를 들고
콩물이 끓어오를때마다 콩물을 한 바가지씩 넣는다.

먼저 물을 뜨시게 데워서 해야 빨리 끓고 좋다.
콩물을 천천히 한 바가지씩 물 끓어오를때마다 넣고보이
하매 가마솥 그득이더라~

이젠 더는 넣지마라~ 물도 넣지마라~ 하신다.

불조절을 천천히 해가며 끓인다.
넘치면 말짱 도루묵이니께~ 조심 또 조심 불을 때야한다.

구수한 냄새가 날때까정~
나무주걱으로 젖는다.
에고 팔 아파라...

부뚜막에 쪼그리고 올라앉아 주걱을 휘젖는데
자세 참 좋다카이~ ㅎㅎㅎ

자루를 벌리고 바가지로 퍼붓는다.
비지를 짜내서 띄우면 비지장이 된다네?
그것도 잘 띄우면 맛나다네?

콩물을 다 걸러내고 다시 가마솥에 부어서 불을 지핀다.
온도가 얼추 맞아야 간수를 지를 수 있댜~

간수를 천천히 봐가며 지른다.
한참 있다 또 지르고 또 한참 있다 지르고~
그러길 수 분...

드뎌 숫물이 떠오른다.
이야~ 이번엔 잘 되었다.
검정콩이 아니라 흰콩으로 했더이 더 좋다.
마치 밥처럼 되었다.
숫물도 덜 나오고~

순두부 한 바가지 퍼주소~ 먹게~~
했더이~ 할매~ 그럼 두무가 모가 덜 나온다고 안 된다시네~ ㅠㅠ

두부판에 천을 깔고 바가지로 순두부를 퍼부었다.
천을 착착 네모지게 접은 다음 위에 판자로 누르고 돌을 올려놓았다.
숫물을 잘 빼야지~
적당히 빼야지 맛있다.

한 바가지 순두부를 가마솥 밑바닥에 냄겨두셨넹~ ㅎㅎㅎ
툴툴거렸더이~ ㅎㅎㅎ

언넝 양념간장 갖고와서 퍼묵었지비~
꼬맹이 두그릇 후딱~ 배 두드리며 먹었지비~
작은넘 숫물은 맛 없다고 건데기만 건져묵네~ 이넘!

두부가 다 눌러지고 칼로 뚝뚝 썰어 들통에 담아놓는다.
손으로 뚝뚝 또개서 묵어버린다.
에고 맛있어라~~
양념장 없어도 맛나네~

이건 설에 쓰고 묵을건 또 합시다아~~

가마솥이 작아서 한번에 콩 두되 반정도밖엔 못한다.

두부를 다 누르고 담고나이~
비가 후두두 떨어진다.

에고~ 빨래!

오늘 저녁은 두부파튀~~~

근데 이기 봄비여 겨울비여?
당췌 분간이 안 가는 계절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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