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월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자그마한 시외버스역에서 이 버스 저 버스 기웃거리며
목적지에 맞는 버스를 찾는다.
대합실에서 멍하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을 못 하는 성질머리라
시간이 좀 걸려도 돌아서 가는 버스를 타는 것이 낫다 싶은
희한한 심사로...
헌데 찾던 버스가 한시간 여 뒤에 떠난다는 말을 듣고
고만 함양가면 다른차 많다고 덥석 함양가는 버스를 아무거나 붙잡아 타버렸다.
잘 한 것일까?
희한한 시골길로 접어든다.
골짝골짝 덜컹덜컹~ 기우뚱 휘청~ 이거이 포장도로 맞어???
왜 자꾸 산속으로 들어가는겨???
거기다 가다말고 버스가 한차례 시동이 꺼져버린다.
기사왈~ 제가 이 차를 처음 몰아봐여~
헉?
이짝 길로도 처음 가봐여~~
허거걱???
버스가 떠나가라 틀어놓은 노래는~ 들어본 적도 없는 이름없는? 짬뽕 뽕짝이다.
산골짝 마을마다 다 서고
사람들이 서라 하면 다 서서 태워주고
암데나 내려달라 하면 다 내려주고~
아무래도 이 선녀가 뭘 모르고 세월아 네월아 가는 차를 탄 모냥이다.
머 그래도 함양간다 하니 가긴 가겠지~ 싶은 생각에
창밖 경치에 넋을 놓는다.
와...
골짝 골짝 드문드문 나타나는 마을 모습이며...
들녘모습이며...
좁은 찻길 양쪽에 벗꽃가로수길하며...
길옆 계곡하며...
이런 곳도 울 나라에 있었구나...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네...
이 동네는 봄에 희한하겠구마...
봄에 꼭 와야지.
그때도 이 버스 한번 타봐야지. 미친척하고~
휘청휘청거리는 버스를 타고 어쨌든 함양까정 와보이
원하는 차가 바로 있다. 에라~ 잘 되얐다. 하고 집어타버렸지.
덕분에 집까정 버스 두 번 타면 올 수 있는 거리를...
버스를 5번인가? 갈아 타고 왔다.
시간은 덜 걸렸으나~
정거장이란 정거장은 다 들렀다 온것 같은...
한번은 한참 퍼자고 있는데... 뭐가 조용해...
눈을 번쩍 떠보이~ 세상에 깜깜하고 선녀밖에 없어?
잠시 후 앞에서 뭔 사람 기척소리가 나길래~
청소하는 아지매여??
헉?
여그가 어디라여???
버스 종점이여???
기사 아저씬 오데갔으???
아놔~~ 말이나 해주고 그러시지이~ 놀랬자노...
한참 이 사태가 어찌된 사태인지를 알아보이~
경유 정거장이었던 것~~ 손님은 선녀 하나뿐!!!
차고에 들어가 청소하고~ 또 손님 태우고 다음 목적지로 떠난다한다.
에휴...
다시 퍼질러 앉아 자버렸다.
앞으로도 몇년간을 더 오가야만 하는 길이어서
몇가지 방법으로 코스를 개발을 해놓았다.
그중 그때 그때 맘에 드는 코스로 댕기야지...
트럭 끌고 댕기면 편한 줄은 내 아는데
재미가 없다.
사람 피곤하기만 하고... 여유가 없고~
그래서 관뒀다.
이번 길에 인월에서 함양가는 길목에 있는
아영이라는 산골짝 길을 하나 알아서 참 기분좋드라~~
만약 운전을 하고 댕겼으면 이 길 못 알아봤을꺼 아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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